살 빼려고 ‘물배’ 채우기… 정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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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체중 감량을 위해 밥 대신 물로 배를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물을 많이 마셔서 포만감을 느끼게 되면 과식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식사량을 더 늘리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기존에 성인 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가지 실험 데이터를 통합·분석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37세였으며, 이들 중 38명은 키와 몸무게를 기준으로 계산한 BMI에 따라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고 보고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매주 한 번씩 물과 함께 제공된 음식(칠리 소고기 650g 또는 치킨 티카 마살라 450g)을 먹었다. 연구팀은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이후 분석을 통해 ▲물 섭취 횟수 ▲한 모금당 물의 양 ▲물 마시는 속도 ▲음식과 물을 번갈아 섭취한 횟수 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식사 중 물을 많이 마실수록 음식 섭취량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물 100g을 추가로 마실 때마다 약 39g의 음식을 더 섭취했는데, 이는 약 49칼로리에 해당했다. 음식과 물을 자주 번갈아 섭취한 참가자들은 섭취량 또한 더 많았다. 번갈아 가며 먹을 때마다 약 4.4g을 더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사 중 물을 자주 마시면 음식의 맛과 향이 더 잘 느껴지고, 이로 인해 식사를 멈추는 시점이 늦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진행한 페이지 커닝햄 박사는 “물을 마시면 입안에 윤활 작용이 일어나 식사 속도가 빨라지고, 입이 마르지 않아서 식사를 더 오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은 위에서 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시켜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식사량이 늘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섭취량이 줄어든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총 49명의 성인 참가자에게 2주 동안 매주 한 번씩 순한 맛 또는 매운 맛 살사와 함께 토르티야 칩을 제공한 결과, 매운 맛 살사를 먹은 사람들은 간식 섭취량이 28% 줄어들었다. 이들은 순한 맛 살사를 먹은 사람들보다 약 30% 더 천천히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매운맛이 섭취 속도를 늦추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섭취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수분 섭취량은 매운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물이 간식 섭취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커닝햄 박사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간식에 매운맛을 더하는 것이 먹는 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상관관계를 살펴본 것으로, 현재 연구팀은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커닝햄 박사는 “다른 음식이나 통제되지 않은 식사 환경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앞으로 음식의 다른 특성들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더 연구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에피타이트(Appetit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