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도입된 뒤, 많은 이들이 비만에서 해방되길 바라며 병원을 찾아 체중 감량 상담을 받는다. 봉정민내과의원 봉정민 대표원장(심장내과 전문의)은 위고비 치료의 핵심을 “굶는 것이 아니라 먹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기를 누구보다 기다렸던 봉정민 원장은, 도입 직후 이를 직접 경험하며 실제로 체중 감량 효과를 체감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 비만치료에 대해 얘기 나눠봤다.
-위고비 출시 이후 비만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실제로 늘었나?
“확실히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살이 찌는 것을 일종의 체질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어차피 노력해도 다시 돌아간다’는 체념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만도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 주변인의 경험담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인지 진료실에서 상담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비만을 의지 문제로 보는 사람이 아직 많은데.
“비만을 의지 부족으로만 보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살이 찌고 빠지는 문제는 식욕, 포만감, 생활 습관, 대사 상태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다.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치료제도 기존 식욕억제제처럼 이해하면 안 된다. 배고픔을 억지로 없애는 약이 아니라, 배부름을 더 잘 느끼게 하고 그 느낌을 활용해 식사량과 식사 방식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굶으면서 버티는 게 아니라, 잘 먹는 법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라고 내원한 환자들에게 설명한다.”
-직접 위고비를 경험했다고 들었다.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무엇이었나?
“가장 신기했던 건 음식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단 것이다. 예전에는 음식이 맛있어 보이거나, 구하기 힘들거나, 지금 먹어야 가장 맛있을 것 같으면 ‘일단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위고비를 경험한 후에는 ‘내가 지금 배가 고픈가’를 먼저 생각한다. 배가 고프지 않다면 음식이 맛있어 보여도 나와 상관없는 게 되더라. 예전에는 음식에 끌려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음식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섰다.”
-체중 감량을 할 때 몸무게 외에 무엇을 더 신경 써야 하나?
“여러 가지를 봐야 한다. 환자들은 살을 빨리 빼고 싶어 하지만, 너무 급하게 빼면 몸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살은 빠졌는데 보기 좋지 않거나, ‘어디 아프냐’는 말을 들으면 치료 만족도가 떨어진다. 일부는 생리불순이나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무조건 빠른 감량보다 몸이 충격을 덜 느끼고 적응할 수 있는 속도인지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체성분 변화도 함께 확인하나?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다. 약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무리하게 굶어서 빼면 근육량이 함께 줄 수 있다. 반대로 치료제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식사를 잘 조절하면 근육량은 비교적 유지하면서 지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감량할 수 있다. 다만 초기에 인바디상 근육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수분이 함께 빠지기 때문이다.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이후부터 근육량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위고비 투약 중단 후 나타나는 요요도 걱정거리인데?
“요요가 왔다면 약을 의사 처방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식욕억제제로 쓰면서 안 먹고 버티다가 배고프면 조금씩 먹는 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적절히 먹으면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방식으로 써야 한다. 다이어트를 마치 ‘참선’처럼 생각해서 맛있는 음식을 무조건 멀리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 배부름을 못 느끼고 배고픔만 겨우 막아 놓은 상태다. 투약 기간 중 ‘많이 먹었다’와 ‘맛있게 먹었다’, ‘잘 먹었다’를 구분하는 감각을 배워야 한다.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요요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비만과 심혈관질환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지방이 배에 쌓이면 복부비만, 간에 쌓이면 지방간,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다. 지방을 줄이고 대사 상태를 개선하면 여러 질환의 위험 요인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비만 치료는 외형을 바꾸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관리하는 예방적 치료의 의미도 있다. 크게 보면 노화를 늦추는 셈이다. 중국 진시황이 찾던 게 이게 아닐까 싶다.”
-처방하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나?
“체중이 많이 나가던 한 여성 환자가 있었는데 치료를 꾸준히 잘 따라왔다. 초반 몸무게와 비교해 거의 절반을 감량한 마지막 진료 때, 그분이 말하길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체중계 숫자만 바뀐 게 아니라, 자신감은 물론 미래의 선택지가 달라졌다고 느낀 것이다. 그때 비만 치료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살렸을 때의 보람을 다시 느꼈다.”
-비만이었지만 위고비를 처방하지 않은 경우도 있나?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있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결국 식사 조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식단을 전혀 조절하지 않고 살을 빼기는 어렵다. 그런데 애초에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전제를 갖고 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여러 차례 설명한 뒤 치료가 어렵다고 말한다.”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위고비 처방 원칙은?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임상 근거와 허가 사항에 따라 제시된 투여량을 지키는 것이다. 몸이 적응할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부작용을 줄이고 안전하게 투약하려면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의논해 감량 목표와 속도, 식사 방식, 체성분 변화를 골고루 봐야 한다.”
-위고비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 한 마디.
“위고비를 처음 경험했을 때의 느낌을 설명한다면 첫 해외여행과 비슷했다. 떠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선다. 막상 다녀오면 왜 진작 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비만 치료도 경험 유무에 따라 인식 차이가 크다. 처방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히 이야기하고, 안전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진행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험이다.”
-위고비 출시 이후 비만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실제로 늘었나?
“확실히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살이 찌는 것을 일종의 체질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어차피 노력해도 다시 돌아간다’는 체념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만도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 주변인의 경험담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인지 진료실에서 상담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비만을 의지 문제로 보는 사람이 아직 많은데.
“비만을 의지 부족으로만 보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살이 찌고 빠지는 문제는 식욕, 포만감, 생활 습관, 대사 상태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다.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치료제도 기존 식욕억제제처럼 이해하면 안 된다. 배고픔을 억지로 없애는 약이 아니라, 배부름을 더 잘 느끼게 하고 그 느낌을 활용해 식사량과 식사 방식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굶으면서 버티는 게 아니라, 잘 먹는 법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라고 내원한 환자들에게 설명한다.”
-직접 위고비를 경험했다고 들었다.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무엇이었나?
“가장 신기했던 건 음식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단 것이다. 예전에는 음식이 맛있어 보이거나, 구하기 힘들거나, 지금 먹어야 가장 맛있을 것 같으면 ‘일단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위고비를 경험한 후에는 ‘내가 지금 배가 고픈가’를 먼저 생각한다. 배가 고프지 않다면 음식이 맛있어 보여도 나와 상관없는 게 되더라. 예전에는 음식에 끌려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음식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섰다.”
-체중 감량을 할 때 몸무게 외에 무엇을 더 신경 써야 하나?
“여러 가지를 봐야 한다. 환자들은 살을 빨리 빼고 싶어 하지만, 너무 급하게 빼면 몸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살은 빠졌는데 보기 좋지 않거나, ‘어디 아프냐’는 말을 들으면 치료 만족도가 떨어진다. 일부는 생리불순이나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무조건 빠른 감량보다 몸이 충격을 덜 느끼고 적응할 수 있는 속도인지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체성분 변화도 함께 확인하나?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다. 약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무리하게 굶어서 빼면 근육량이 함께 줄 수 있다. 반대로 치료제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식사를 잘 조절하면 근육량은 비교적 유지하면서 지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감량할 수 있다. 다만 초기에 인바디상 근육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수분이 함께 빠지기 때문이다.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이후부터 근육량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위고비 투약 중단 후 나타나는 요요도 걱정거리인데?
“요요가 왔다면 약을 의사 처방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식욕억제제로 쓰면서 안 먹고 버티다가 배고프면 조금씩 먹는 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적절히 먹으면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방식으로 써야 한다. 다이어트를 마치 ‘참선’처럼 생각해서 맛있는 음식을 무조건 멀리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 배부름을 못 느끼고 배고픔만 겨우 막아 놓은 상태다. 투약 기간 중 ‘많이 먹었다’와 ‘맛있게 먹었다’, ‘잘 먹었다’를 구분하는 감각을 배워야 한다.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요요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비만과 심혈관질환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지방이 배에 쌓이면 복부비만, 간에 쌓이면 지방간,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다. 지방을 줄이고 대사 상태를 개선하면 여러 질환의 위험 요인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비만 치료는 외형을 바꾸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관리하는 예방적 치료의 의미도 있다. 크게 보면 노화를 늦추는 셈이다. 중국 진시황이 찾던 게 이게 아닐까 싶다.”
-처방하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나?
“체중이 많이 나가던 한 여성 환자가 있었는데 치료를 꾸준히 잘 따라왔다. 초반 몸무게와 비교해 거의 절반을 감량한 마지막 진료 때, 그분이 말하길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체중계 숫자만 바뀐 게 아니라, 자신감은 물론 미래의 선택지가 달라졌다고 느낀 것이다. 그때 비만 치료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살렸을 때의 보람을 다시 느꼈다.”
-비만이었지만 위고비를 처방하지 않은 경우도 있나?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있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결국 식사 조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식단을 전혀 조절하지 않고 살을 빼기는 어렵다. 그런데 애초에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전제를 갖고 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여러 차례 설명한 뒤 치료가 어렵다고 말한다.”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위고비 처방 원칙은?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임상 근거와 허가 사항에 따라 제시된 투여량을 지키는 것이다. 몸이 적응할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부작용을 줄이고 안전하게 투약하려면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의논해 감량 목표와 속도, 식사 방식, 체성분 변화를 골고루 봐야 한다.”
-위고비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 한 마디.
“위고비를 처음 경험했을 때의 느낌을 설명한다면 첫 해외여행과 비슷했다. 떠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선다. 막상 다녀오면 왜 진작 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비만 치료도 경험 유무에 따라 인식 차이가 크다. 처방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히 이야기하고, 안전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진행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