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폭식 억제에도 도움 “뇌 회로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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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뿐 아니라 폭식 행동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에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가 폭식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2개국에서 진행된 무작위 대조시험 25건, 참가자 8069명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분석에는 세마글루티드(위고비·오젬픽), 티르제파티드, 리라글루티드 등 현재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GLP-1 계열 약물을 투여한 참가자는 폭식 횟수, 조절되지 않는 과식, 감정에 따른 식사가 모두 감소했다. 반면 식사량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려는 경향은 증가했다. 연구진은 단순한 체중 감소보다 폭식 행동 자체가 줄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이들 약물은 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식욕을 억제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작용이 음식에 대한 보상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 회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폭식 행동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라리아 코스탄티니 박사는 "폭식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1700만 명 이상이 겪는 흔한 질환이지만 현재 승인된 약물 치료는 없다"며 "이번 분석은 GLP-1 계열 약물이 폭식 증상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GLP-1 계열 약물을 폭식장애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다. 분석에 포함된 연구 대부분은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됐고, 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폭식장애 치료에서는 약물뿐 아니라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