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테니스엘보, 방치하면 만성화… 반복 사용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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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부원장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문고리를 돌릴 때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하게 아프고 손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테니스엘보(외측상과염)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름 때문에 운동선수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스포츠 활동보다 컴퓨터 작업, 가사 노동, 육아, 반복적인 손작업 등 일상생활에서 손목과 팔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팔꿈치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외측상과염 진료 인원은 2014년 약 100만 명에서 2024년 약 127만 명으로 10년 사이 약 27% 증가했으며, 전체 환자의 약 85%가 40~60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측상과염이 반복적인 사용으로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중년 이후에는 힘줄의 회복 능력이 감소해 동일한 반복 자극에도 손상이 쉽게 누적될 수 있어 발생 위험이 커진다. 

외측상과염은 반복적인 사용 후 나타나는 통증이라는 특성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초기 증상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루다가 통증이 악화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태에서 반복적인 사용이 계속되면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테니스엘보란?
외측상과염은 팔꿈치 바깥쪽 돌출 부위인 외측상과에 부착된 손목 신전건(손목을 들어 올리는 힘줄)에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건 질환이다. 지속적인 과사용으로 힘줄 내 콜라겐 섬유 구조가 점차 손상되고 치유 과정이 불완전하게 반복되면 통증과 근력 저하, 기능 제한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테니스엘보’라고 불리는 이유는 테니스 선수의 백핸드 동작에서 유사한 손상 패턴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스포츠 활동보다도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 많은 직업 환경이나 일상생활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컴퓨터 작업, 조립․생산 업무, 육아 및 가사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전완 사용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 있다.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게 대표 증상이며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빠지는 느낌이 동반될 수 있다. 문고리를 돌리거나 수건을 짜는 동작, 컵을 들어 올리는 단순한 일상 동작에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고 증상이 진행되면 악수와 같은 가벼운 동작에서도 불편감이 나타나는 등 기능 제한이 뚜렷해진다.

◇유사 증상 질환 많아 정확한 감별 진단 중요
팔꿈치 통증은 외측상과염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실제 임상에서는 팔꿈치 안쪽 통증을 유발하는 골프엘보(내측상과염), 퇴행성관절염, 척골신경 포착증후군, 인대 손상, 활액낭염 등이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진단은 통증 위치와 유발 동작, 증상 발생 시기 및 양상 등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외측상과염은 손목을 뒤로 젖히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재현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특징적인 소견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필요하다면 영상 검사를 통해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X-ray 검사는 관절염이나 석회화 등 동반 질환 감별에 유용하며, 근골격계 초음파는 힘줄의 퇴행성 변화와 부분 파열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손상 정도를 보다 정밀하게 확인해야 할 때는 힘줄의 퇴행성 변화에 대한 확진을 위해 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 방치하면 만성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중요
외측상과염 초기에는 휴식, 생활 습관 교정,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질환은 손목과 팔의 반복 사용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하거나 만성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주사를 고려할 수 있다. PRP 주사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성장인자가 풍부한 성분을 분리해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손상된 힘줄 조직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치료다. 외래에서 시행 가능하고 입원이 필요하지 않아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한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 외측상과염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이며, 초음파 유도하에 병변 위치를 확인하면서 정확하게 주입한다.

다만 조직 변성의 정도와 부분 파열 여부, 증상 지속 기간 등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 광범위한 파열이 확인되거나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발 예방을 위해서는 치료 후 손목과 팔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동작을 줄이고 작업 환경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증상을 오래 방치할수록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범위도 넓어질 수 있는 만큼, 반복되는 팔꿈치 통증이 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기능 회복과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칼럼은 이세영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부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