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백신 안전성 우려”에 대한 의사 답변은?

입력 2026.05.20 08:20
가다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5월 셋째 주는 자궁경부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예방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확대되면서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6일부터는 12세 남성 청소년(2014년생)도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최민철 교수는 “HPV 백신은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 가운데 암을 직접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라며 “남녀 모두 접종을 확대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PV에 감염됐는데… 백신 맞아야 할까?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5~34세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조발생률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젊은 여성층에서도 발병 위험이 적지 않은 만큼 예방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HPV 백신은 2가·4가·9가 백신 세 종류다. 모두 자궁경부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HPV 16형과 18형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 특히 9가 백신은 국내에서 비교적 흔한 HPV 52형과 58형 등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다.

HPV 백신은 성 접촉이 일어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예방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인 여성이나 심지어 이미 HPV에 감염된 경우에도 만 45세 이하라면 HPV 백신 접종에 따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24~4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4가 백신 임상시험에서 HPV 관련 질환의 예방 효과가 90.5%로 보고됐다.

최민철 교수는 “HPV에 감염됐더라도 백신 접종을 통해 아직 감염되지 않은 다른 HPV 유형에 대한 감염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어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라며 “단, 현재의 HPV 백신은 치료 백신이 아닌 예방 백신으로 이미 감염된 HPV 유형을 제거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9가 백신 도입 이전 2가 또는 4가 백신접종을 완료한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보고에 따르면 추가된 HPV 아형의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9가 백신 재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최 교수는 “특히 국내에서는 HPV 16, 52, 58형 감염이 흔한 만큼, 9가 백신의 추가접종은 HPV 52, 58형 등 고위험 유형 예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안전성 우려? “수억 건 데이터로 매우 안전”
HPV 백신 접종 건수가 늘면서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일본에서 HPV 백신 접종 후 일부 여학생에서 만성 통증, 보행 장애, 경련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신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HPV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국내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HPV 백신은 수많은 접종 사례를 통해 안전성이 증명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민철 교수는 “일본 정부와 세계보건기구 국제백신안정성자문위원회가 대대적인 역학 조사를 실시했고 그 이후 HPV 백신이 매우 안전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라며 “100개국 이상에서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채택하고 있고 수억 건 이상의 접종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의할 부작용으로는 접종 부위의 통증, 부종, 가벼운 어지럼증 등이 있다. 이는 면역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접종 후 15~30분 병원에 머물며 아나필락시스 대비를 철저히 하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 자궁경부세포검사의 선별검사 등의 노력으로 만 12세 여아의 HPV 백신 접종률은 74%, 자궁경부세포검사 수검률은 51.5% 수준이다. 최민철 교수는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우리나라는 2044년에 WHO의 경부암 퇴치 기준에 도달할 전망”이라며 “WHO가 제시한 90%의 HPV 백신 접종률과 70%의 수검률을 목표로 한다면 퇴치 시점을 10년 더 앞당길 수 있고 자궁경부암 퇴치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