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생존율 77.5% 세계 최고 수준… "가이드라인 덕분"

입력 2023.03.07 15:06

대한위암학회,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위
최근 대한위암학회에서 최신 연구 자료를 반영해 4번째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영문 개정판을 냈다./사진=대한위암학회/클립아트코리아
2018년 전 세계 위암 발생 1위국이 우리나라였을 만큼, 우리나라엔 위암 환자가 많다. 그러나 동시에 위암 치료로도 최고다. 우리나라 위암 5년 생존율은 77.5%로 미국 33.1%, 영국 20.7%보다 훨씬 높다. 위내시경으로 조기 검진이 가능했고, 혹여 늦게 확인됐어도 모든 의사가 명의와 같은 진단을 내리고 치료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덕분이다.

최근 대한위암학회에서 최신 연구 자료를 반영해 4번째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영문 개정판을 냈다.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개정으로 가이드라인에 담긴 권고 사항은 23개에서 17개가 추가돼 총 40개가 됐다. 4기 위암에 대한 주제와 내시경절제술 적응증 일부가 변경됐고, 면역항암제 등 최신 전신항암치료 결과가 반영됐다.

간담회
지난 2일 대한위암학회는 서울 달개비에서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 발간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허훈 총무이사(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류근원 편집이사(국립암센터 위암외과), 공성호 편찬사업이사(서울대병원 외과),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김형호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왕규창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장(국립암센터 뇌척수종양클리닉), 유항종 부회장(한국원자력병원 외과), 김성근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사진=이슬비 기자
◇말기 위암, 항암 치료 후 수술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는 위암 치료할 때 항상 수술이 우선이었는데, 말기라면 조건에 따라 항암 치료 후 수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대한위암학회 류근원 편집이사(국립암센터 위암외과)는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진행성 위암이 없고, 예후가 좋아 수술이 우선돼 왔다"면서도 "이번에 한국과 중국에서 동양인도 서양인과 마찬가지로 수술 전과 후에 모두 3제 항암요법을 시행하면 수술을 먼저하고 보조항암요법을 하는 것보다 완전절제율과 무진행생존기간 등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데이터가 나와 선택지로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든 위암 복강경 수술 선택 가능
또 조기 위암, 진행성 위암 모두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과 동일한 장기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KLASS, 복강경위장관연구회), 복강경 수술도 모든 위암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작게 내고 기구를 넣어 진행하는 수술이고, 개복 수술은 배 전체를 가르는 수술이다.

이 외에도 ▲유문보존위절제술(위와 십이지장 사이 유문을 살려 절제 후 남은 위와 연결하는 수술)이 원위부위절제술(절제 후 남은 위를 바로 소장에 연결하는 수술)보다 단백질 손실, 담즙역류, 담석 발생 등이 적고 ▲근위부위절제술(상부 위암이라면 위를 전부 절제하지 않고 최대한 살리는 위절제술)이 위전절제술보다 비타민B12 결핍이 적고 ▲위절제술 후 우루사 성분으로 잘 알려진 UDCA 복용이 담석발생을 줄이고 ▲위내시경 절제술 후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하면 남아있는 위에서 위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고 ▲분화암이고 사이즈가 크더라도 점막층에만 해당하면 내시경 절제술을 해도 괜찮고 ▲위암수술환자에서 정맥 철분주사의 유효성이 보인다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각 권고문에는 기반이 된 근거 문헌의 수준과 권고 강도가 함께 제시됐다.
치료 알고리즘 순서도
위암 치료 알고리즘 순서도./사진=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
광범위한 내용이 추가된 만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다. 시각적으로 빠르게 인지되도록 실선(강한 권고), 점선(약한 권고)을 구분해 작성된 치료 알고리즘 순서도(Flow chart)가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

기존 권고문 23개는 최근 문헌들을 거쳐 보강됐다. 수술·내시경·항암전신치료 중심으로 다뤄졌던 기존 내용에 내시경·영상의학·핵의학·병리학적 진단 관련 내용이 더해지고, 치료 관련 최신 지견이 추가됐다.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국내 현황까지 포함됐다.

◇ 40명 이상 다양한 진료과 전문 위원 참여
이번에 대한위암학회가 내놓은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복부영상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핵의학회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 위원들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40명 이상으로 구성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총괄팀장 서울대병원 공성호, 세부팀장 충북대병원 한혜숙, 세부팀장 칠곡경북대병원 남수연)이 참여했다.

대한위암학회 공성호 편찬사업이사(서울대병원 외과)는 "현존하는 모든 임상 논문을 찾아 잘 작성됐는지 보고, 결과물을 뽑아 분석해 최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며 "개별 연구를 모아 대규모 대상에게 적용했을 때 결과를 보는 메타 분석 방법으로 객관성을 더욱 높였다"고 했다. 최종 참고문헌만 491개나 된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한위암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Gastric Cancer' 1월호에 게재됐다. 대한위암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글판도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