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컴퓨터 화면을 자주 보는 최모(521씨는 최근 눈앞이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계속돼 안과를 찾았다. 노안이 악화됐다고 생각해 안경 도수를 조절했지만, 시야 확보가 여전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검진 후 최씨는 백내장 초기 진단을 받아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실제 최씨처럼 백내장 초기 증상을 단순 노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노안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상을 맺히게 하는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해 발생하게 되며, 대표 증상은 시력 저하다. 초점 조절 능력이 저하되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보는 것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백내장은 노안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안질환으로 꼽힌다. 백내장이 시작되면 노안처럼 시력이 떨어지는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수정체의 탄력이 아닌 수정체 혼탁으로 발병한다. 그래서 시야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고, 눈의 피로나 안통과 두통 등이 동반된다.
특히, 백내장의 특징은 밝은 곳에 있을 때 유독 눈이 더 부시고 시야가 침침해지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어두운 곳에서는 시력이 비교적 회복되는 듯한 주맹 현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도 나타난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를 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시력 개선을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백내장 수술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인공수정체 삽입술인데, 전낭을 절개하여 혼탁해진 백내장을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수술에 쓰이는 인공수정체는 크게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나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삽입술은 눈의 초점을 근거리와 원거리 중 한 군데에만 맞출 수 있는 수술로, 수술 후에도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삽입하게 되면 근거리, 원거리, 중간 거리 모든 거리의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노안과 백내장 증상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점을 여러 개로 맞출 수 있는 만큼 수술 후 별도의 교정 기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백내장은 과거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환이라고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많은 자외선 및 청색광의 잦은 노출로 발병 연령대가 40대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백내장은 노안과 혼동을 하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을 방치할 경우 녹내장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40대부터는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내장 수술인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백내장 증상과 노안, 난시 등 시력 문제로 겪는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 난시 환자의 경우에도 검진 후에 백내장 수술을 통해 시력 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수술 전 검진과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렌즈와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검사와 장비 시스템을 갖춘 병원인지,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하고 데이터 분석 능력이 출중한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 칼럼은 BGN밝은눈안과 잠실 롯데월드타워 김정완 원장의 기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