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사에서 일하는 고모(51) 씨는 얼마 전 남편의 백내장 치료를 위해 함께 안과를 찾았다가, 본인도 뒤늦게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평소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긴 했으나, 노안이 심해진 것이라 생각해 따로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실제 고씨처럼 백내장 증상을 단순 노안으로 혼동해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백내장과 노안 모두 나이가 들면서 흰 머리가 나거나, 주름이 생기듯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노화성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우리 눈의 수정체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지만, 엄연히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르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시력 저하 증상이며,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발병한다.
백내장이 생기면 보통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을 겪게 되며, 물체와의 거리와 상관없이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빛을 보면 유독 눈이 부시고 야간에 시야가 다소 개선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백내장이 계속 악화돼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므로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백내장수술로 꼽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노안과 백내장 증상을 모두 개선해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단초점인공수정체는 눈의 초점을 한 군데에 맞추는 수술법이어서 근거리, 원거리 중 하나에 대해서만 시력 교정이 가능했다. 또한,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와 같은 교정기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다초점인공수정체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초점을 여러 개로 맞출 수 있다. 근거리, 원거리, 중간 거리 모든 거리의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백내장과 노안 증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데다, 수술 후 별도의 교정 기구 역시 필요 없다.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짧은 편이며, 회복이나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술은 국소 마취로 진행되며, 대부분 다음 날부터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백내장과 노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다초점인공수정체삽입술은 백내장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환자의 시력 개선을 통해 편안한 노년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최적의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 전 정확한 검진과 상담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생활 습관, 성별과, 기저 질환 유무, 주요 눈 사용 거리 등을 꼼꼼하게 볼 수 있는 병원과 숙련된 의료진을 선택해야 한다.
(*이 칼럼은 BGN밝은눈안과 잠실 롯데월드타워 김정완 원장의 기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