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비.바] '저탄고지 다이어트' 진짜 효과 있다?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6편

삼겹살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고지방식을 하기 위해 버터를 이용한 방탄 커피가 등장했고, 한 때 버터·삼겹살·오일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되었고 최근에는 굶지 않고 특정 영양소를 지정하여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다. 일명 ‘저탄고지 다이어트’로, 한 때 버터를 이용한 방탄 커피가 소개되고 버터, 삼겹살, 오일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칼로리의 5~10% 정도로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70% 이상 늘려 우리 몸의 연료로 탄수화물 대신 지방으로부터 공급되는 케톤체를 사용하여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다. 이 식사방법은 초반에 소아 간질(뇌전증)환자의 경련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케톤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초기에는 단기간 동안의 체중이 줄기도 하고 그 외 혈당 및 혈중 콜레스테롤이 좋아지기도 했다. 이는 지방 섭취가 증가함에 따라 조기 포만감을 유도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 섭취가 제한되면서 총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체중감량 효과는 장기적으로 저지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고 나타났으며 체중 감량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의 단점으로는, 장기간 유지가 어렵고 건강뿐만 아니라 영양학적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우리 뇌에서는 주로 탄수화물로부터 공급되는 포도당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데,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게 되면 뇌로 공급되는 음식의 에너지 이용 효율이 떨어지고 뇌 기능이 감소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집중력이 떨어져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공부와 일의 능률이 떨어질 수 있다. 더불어 케톤체가 증가되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 나쁜 콜레스테롤 증가와 영양소 불균형이다.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이 있다. 지방 섭취가 많아지면서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높아지고 영양소 불균형과 미량 영양소의 부족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을 선택하는 데 더욱 주의가 필요하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해서 무조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보다 적정 범위에서 건강한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0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각 영양소 별 에너지 적정 비율은 성인 기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지방 15~30%을 권장하고 있다. 이 때 탄수화물 중에 설탕, 과당 등 단순한 단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를 비롯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전곡물(잡곡밥, 통밀빵 등), 채소와 같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적색육이나 가공육과 같은 동물성 식품보다는 생선, 두부, 닭고기 등의 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식품을 선택하고 들기름, 올리브유 등의 식물성 기름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이어트에 왕도는 없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은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며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끝으로 대한 비만학회에서 권고하는 비만치료에 대한 식사원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에너지 섭취를 줄여야 하고 에너지의 제한 정도는 개인의 특성 및 의학적 상태에 따라 개별화한다.

2. 다양한 식사방법(저열량식, 저탄수화물식, 저지방식, 고단백식 등)을 선택할 수 있으나, 에너지 섭취를 줄일 수 있고 영양적으로 적절한 방법을 사용한다.

3. 개인의 특성 및 의학적 상태에 따라 다량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조성을 개별화한다.

3. 초저열량식은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시행하여야 하며 의학적 감시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중재를 함께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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