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잡는다는 구충제 ‘이버멕틴’…전문가들 “독성 강한 약일 수도”

입력 2020.04.07 17:03

폐암 이어 코로나19까지…구충제 효과 진실

구충제 사진
이버멕틴 성분 구충제는 사람에게서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진행한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동물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해외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료제로써는 ‘아직’이라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은 해당 논문을 검토했지만, 사람에게서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진행한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즉,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하지 않았으므로, 아직 효과는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없애지만 ‘안정성·유효성’ 검증해야

지난 4일 호주 모내시대 생의학연구소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하자 48시간 안에 소멸했다는 결과를 학술지 ‘항바이러스 연구’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약제에 대한 연구단계의 제언일 뿐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된 결과가 아니고, 인체 안전성, 유효성이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용량,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 적용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진영 차장은 “만약 구충제가 효과가 있어도 흡수율이 낮아 용량을 높여야 되는데 그러면 부작용 발생률도 함께 커진다”며 “아직 동물실험도 시작하지 않았으므로,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이버멕틴이 어떤 기전으로 바이러스를 없앴는지 밝혀지지 않은 점을 우려했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시험관실험만 가지고 인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논할 수 없다”며 “치료제로써 쓰일라면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및 효과성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억제하는 것인지, 약물 독성이 강해서인지 등 어떤 기전을 통해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확인된 바가 없다”며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은 낮게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구충제를 동물 구충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버멕틴 성분이 인체에서는 작용하는지, 코로나19 억제 유용성 등이 공식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이버멕틴 성분 구충제가 동물 사용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허가사항에 맞춰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개발 가치는 있어

하지만 식약처는 이버멕틴의 코로나 바이러스 제거효과가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밝혔다. 양 차장은 “논문 세포배양 실험에서 이버멕틴을 노출한 후 48시간이 지나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개발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1970년대 미국 머크사와 일본 기타사토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동물 구충제다. 현재 국내에서 이버멕틴 성분 구충제는 허가품목이 없다. 해외 수출용으로 1개만 있는 상태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임상시험 신청이나 개발상담 요청도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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