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말 떼기 전… 증상 파악 힘들어… 18개월 전 치료해야 회복 효과
고도·심도난청, 인공와우 수술
귀에 문제가 있는 영아는 입을 못 뗀다. 듣지 못하니 말을 못 배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리 자극이 없어지고, 언어를 배우지 못하면 두뇌 발달도 떨어진다고 경고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소아 난청은 일상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라며 "시각을 잃으면 사물에서 멀어지지만, 청각을 잃으면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는 말이 이를 잘 나타낸다"고 말했다.
◇부모 정상이어도 유전될 수 있어
신생아 1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는 소아 난청은 최대한 빨리 발견·치료해야 한다. 정상 청력의 소아보다 언어발달과 발음에서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소아 난청을 조기발견해 청각재활을 하면 정상인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할 수 있다. 최병윤 교수는 "고도·심도난청, 청각신경병증의 경우, 18개월을 넘겨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회복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소아 난청은 유전자검사로 정확히 진단해 조기에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 난청은 발견이 어렵다. 영아는 말을 못 해 증상 파악이 힘들기 때문이다. 난청 원인 중 '소아청각신경병증'이 있는 경우는 특히 문제다. 최병윤 교수는 "청각신경병증이 있는 아이는 소리를 어느 정도 듣지만, 언어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즉, 부모가 소리를 내면 반응하지만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여 발견과 치료가 늦어진다는 설명이다.
소아 난청은 유전자가 원인인 경우가 60~70%다. 가장 문제인 건 부모가 난청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난청이 생긴다는 점이다. 성염색체를 제외한 우리 몸의 모든 유전자는 똑같은 유전자를 두 개씩 더 갖고 있다. 유전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또 하나가 기능을 대신해 난청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에게 난청 유전자만 전달돼 유전자 모두 문제가 있으면, 정상인 부모여도 아이에게 장애가 생긴다. 최병윤 교수는 "정상 유전자와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 둘이 결혼해 자녀를 낳으면, 4분의 1 확률로 장애가 생긴다"며 "유전성 난청이라 하면 사돈에 팔촌까지 난청이 없다고 말하며 못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전자검사로 조기발견 가능
소아 난청은 검진키트를 활용한 난청 유전자 돌연변이 선별검사,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 '유전자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선별검사는 2~3주 정도, NGS는 2~3달 뒤에 결과가 나온다. 치료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난청이 확인된 직후에 검사하는 게 좋다.
최병윤 교수는 "선별검사로 선천성 난청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자 3개를 대부분 찾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검진키트로 청각신경병증 유전자 OTOF 돌연변이까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의 유전자는 NGS로 찾는다. 유전자검사는 난청 종류, 악화 가능성, 진행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준다.
난청으로 진단됐으면 보청기, 인공와우 수술 등 청각재활이 필요하다. 중등도 난청일 경우, 보청기를 활용해 청각재활을 하고, 고도·심도난청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하다. 최병윤 교수는 "유전자검사로 아이의 난청 상태, 원인 등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보청기로 충분한 재활 효과가 없는 고도·심도난청, 청각신경병증의 경우 조기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일부를 제외하고 정상인처럼 지낼 수 있다"며 "인공와우 수술은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안전성도 보장된 만큼 소아 난청은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