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다친 뒤, 통증 사라졌다고 방치하면 관절염 위험"

입력 2019.09.06 18:01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십자인대 파열 명의]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

뉴스에서 특정 운동선수가 “십자인대 파열로 출전하기 어렵게 됐다”는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격렬한 운동이나 부상으로 잘 생기지만, 전방십자인대는 구조상 큰 부상 없이도 쉽게 파열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치료에 대해, 정형외과․재활의학과 명의로 알려진 서동원 원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동원 원장 사진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헬스조선DB

Q. 십자인대는 정확히 어떤 조직입니까?

A.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내부에 존재하는 힘줄 조직입니다. 실처럼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으며, 십자(+)모양으로 교차한다고 해 십자인대라고 부르지요. 십자인대는 다리를 움직일 때 무릎이 흔들리거나 돌아가지 않게 고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크게 전방십자인대와 후방십자인대가 있습니다.

Q. 전방십자인대는 왜 후방십자인대보다 잘 파열되나요?

A. 무릎 앞쪽으로 내려오는 전방십자인대는 구조상 약합니다. 사고나 운동 부상 등으로 심한 충격을 받으면 파열 위험이 큰데, 전방십자인대는 약하다보니 무리하게 운동해도 파열됩니다. 최근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일반인이 접하는 운동 종류도 다양해져 전방십대인자파열 환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Q. 인대 일부분만 찢어지기도 할 텐데, 완전히 끊어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A. 일부분만 찢어지면 부분파열, 완전히 끊어지면 완전파열이라 합니다.

Q. 부분파열은 며칠 지나면 통증이 사라진다는데, 그냥 둬도 되나요?

A. 부분파열은 남은 인대가 있다 보니, 부상 당시 통증이 며칠 지나면 사라져 ‘별 일 아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분파열도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부분파열 후 치료를 받지 않은 분들이 곧잘 말하는 증상이 ‘빨리 걷거나, 운동할 때 무릎이 밀리거나 빠지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무릎을 제대로 잡아주는 인대가 없다보니 연골판 일부가 밀려나오면 2차로 연골판 파열이 올 수 있습니다. 연골 손상이 오면 퇴행성 관절염이 남들보다 빠르게 시작됩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무릎 관절염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부분파열은 MRI 검사상 문제가 없다고 나올 수 있습니다. 무릎을 다친 뒤 동네병원에 가 MRI를 찍었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 방치하다 우리병원에 오는 환자가 있습니다. 무릎근처는 근육 등이 많아, 위치상 애매하게 찢어졌다면 MRI에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는 가로 방향으로 스캔해야 잘 보입니다. 방치할수록 2차 부작용이 크게, 빨리 나타나니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 합니다.

전방십자인대 구조물
전방십자인대는 다리를 움직일 때 무릎이 흔들리거나 돌아가지 않게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충격에 약하다. /헬스조선DB

Q. 실제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경험하셨다면서요?

A. 맞습니다. 고등학생 때 축구를 하다 다쳤습니다. 당시는 MRI도 없던 시절이라 외과 병원에 가서 소독약을 바르고 붕대로 고정했어요. 이후로 계속 움직이면 무릎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의대생이 되어서 알았죠. 제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걸…(웃음).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바로 수술했습니다. 직접 환자 입장에서 부상을 겪어보니, 환자가 부상을 입었을 때 어떻게 하면 잘 치료할 수 있을지 이해가 빠르더군요.

Q.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A. 기본이 수술로 끊어진 인대를 이어주는 재건술입니다.

그런데 인대 재건 방식은 의사마다, 병원마다 미묘하게 다릅니다. 인대를 잇기 위한 수술 과정에서 견골이라는 뼈에 터널을 뚫는데 이는 어떻게 하며, 인대 대체물은 뭘 쓰고, 인대 고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15년간 2000명 이상에게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하면서, 어떤 방법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지 체득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병원에서는 파열된 인대 잔류 조직을 최대한 남기는 ‘잔존 인대 보존술식’, 터널확장 방지 수술법인 ‘관절 내 리머 적용법’ ‘터널 내 골이식 방법’ 등을 환자 치료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잔존 인대 보존은 중요합니다. 과거에 끊어지고 남은 인대 조직은 편의를 위해 수술할 때 다 잘라냈습니다. 새롭게 이식한 인대만 외롭게 남아 있었죠. 그러나 남은 인대를 살려, 이식한 인대에 붙여주면 인대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안정성이 높고 재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죠. 관절 내 리머 적용법, 터널 내 골이식 방법은 재건술 시 터널 확장을 방지해, 재파열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습니다. 이식한 인대가 다시 파열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인데, 이 방법을 쓰면 해결됩니다.

Q. 수술 후 회복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식한 인대가 완전히 뼈에 붙기까지는 6주 정도 걸립니다. 이때 무리한 운동이나 달리기, 오래 걷기 같은 동작은 금물입니다. 보조기와 목발도 적극 이용해야 이식한 인대도 잘 붙습니다. 물리치료나 재활운동은 필수입니다. 수술한 지 12주 정도가 되면 가벼운 달리기가 가능합니다.

서동원 원장 사진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헬스조선DB

Q.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먼저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전방십자인대를 아무리 튼튼하게 이식해도, 근육이 따라오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근육 피로가 심하게 누적된 상태에서는 무릎 체중 부담을 전부 인대가 받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3개월간은 차근차근 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다치지 않은 다리 근력의 90% 정도는 나와야 합니다.

수술을 앞 둔 환자라면, 병원 선택이 중요합니다. 과장된 인터넷 정보는 걸러야 합니다. 급하다고 아무 병원이나 갈 게 아니라, 주변의 입소문이나 추천을 들어보세요. 과거에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한 분이 있다면 더 좋습니다. 수술을 받고, 3년 이상 수술 부위가 아프지 않고 잘 운동하고 있다면 믿을 만 한 병원이라고 봅니다. 가끔 저에게 수술 받은 뒤 부작용 없이 활발하게 운동하는 분들이 인사하러 오십니다. 수술이 잘 됐다는 마음에 항상 기쁘고, 뿌듯하죠.

서동원 원장은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동시에 보유(더블보드)한 의사다. 때문에 정형외과 영역인 수술과, 재활의학과 영역인 물리치료 등 비수술요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와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이수했다. 하버드 의대 근골격 연구소에서 2년 연수했으며, 전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주치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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