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광역동 치료로 온 몸에 퍼진 암세포만 잡는다

분당차병원 첨단연구암센터가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새로운 암센터에 외래진료실·항암주사실을 늘리고, 최신 치료 장비를 도입했으며 의료진을 보강했다. 기존의 암센터·암병원과 달리 '암 예방과 평생관리'라는 컨셉을 가지고 진료 시스템을 개편했다. 전이·재발암 치료도 특화했다. 분당차병원 지훈상 병원장은 "암 진단과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다른 암센터와 달리 암 예방의 개념을 임상 진료에 적용한 신개념 암센터"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암이 전이된 말기암 환자 등은 병원에서 더 이상 해줄 것이 없어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첨단연구암센터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치료법을 도입해서 환자마다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 예방

첨단연구암센터는 암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이나 암환자의 가족 등 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한 암의 발병 확률을 측정하고, 발병 위험이 높으면 암 예방을 위한 적절한 생활습관과 식이요법 등에 대한 가이드를 해준다.

현재, 국내 암 환자는 발병 후 5년이 지나 완치 판정을 받으면 건강보험 혜택이 종료돼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 분당차병원은 앞으로 이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평생관리를 해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5년이 지나면 1년에 한 번씩 저렴한 비용으로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암환자 평생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훈상 병원장은 "암의 예방부터 진단·치료·추적 관리까지 평생관리 암센터가 목표"라고 말했다.

◇전이·재발암에 특화

전이·재발암이 생기면 온 몸에 퍼진 암을 잡기 위해 수술·항암 치료·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치료에도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분당차병원 첨단연구암센터에서는 최첨단 암 치료를 도입해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인다.

먼저 면역세포 치료는 정밀한 면역검사를 통해 환자의 면역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한다. 줄기세포의 경우, 이 병원이 올해 줄기세포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뒤 임상연구 목적으로 뇌종양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열에 민감하다는 점을 이용한 고주파 온열 암 치료기도 구비했고,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광과민 물질을 투여하고 레이저를 쏘아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광역동 치료도 하고 있다. 암이 복막으로 전이된 환자에게는 고농축 항암제가 복막에 골고루 퍼지도록 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하이펙 시술을 한다.

최신 수술용 로봇과 방사선 치료 장비도 도입했다. 최신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 Si'는 의사 두 명이 로봇을 작동하면서 더욱 정교하고 섬세한 암수술을 할 수 있다. 분당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신현수 교수는 "기존의 암 치료 방사선 장비보다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방사선을 정밀하게 조사해 정상 세포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장비도 도입했다"며 "이런 장비 도입으로 방사선 치료 시간을 줄였으며, 부작용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삶의 질 높이는 치료

분당차병원 첨단연구암센터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통증관리, 종양정신건강, 유방재건, 림프부종, 영양상담, 사회사업상담 등 특수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외래 중심의 항암주사실을 운영해 암환자가 편안한 환경에서 신속하게 항암치료를 받은 후 당일 귀가하도록 했다. 최적의 맞춤형 암 치료 결과를 내기 위해 암의 종류 별로 연관 있는 진료과의 의료진이 회의 등에 동시에 참여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통합진료 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지훈상 병원장은 "첨단연구암센터의 개원은 성남시에 줄기세포 메디컬 클러스터(의료단지)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