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아닌데 학교가 두려운 아이

입력 2013.03.27 07:00

학교공포증… 심하면 구토·복통 증세도 놔두면 망상·환청 생길 수도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왕따를 당하는 것도 아닌데 학교가 두려운 아이들이 있다. 학교공포증이라는 정신질환이 생겼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중학생인 조모(15·서울 영등포구)군은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구토를 하고 복통을 호소한다. 성적이 나쁘지 않고 학교에서 왕따도 당하지 않는 등 교우 관계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조군의 부모는 "선생님이 무섭다고 말한 적은 있었지만, 그 밖에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군의 이런 행동은 '학교공포증(School Phobia)'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학교공포증은 정신 질환의 하나로, 학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등교를 거부하는 증상을 말한다. 부모가 없는 곳에 혼자 떨어져 있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분리불안장애와는 다르다.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용천 교수는 "최근 이런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청소년이 늘고 있다"며 "학교에 꼭 가야 한다는 의무감과 가기 싫다는 감정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군의 경우 강압적인 학교 선생님이 학교를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군의 경우처럼 구토와 복통 같은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심리적 위축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군 같은 증상을 방치하거나 모르고 지낼 경우 망상·환청 등의 조현병(정신분열) 초기 증세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춘기 이후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문제를 부모에게 잘 털어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가 학교에 갈 때만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 학교공포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학교공포증은 약물치료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게 효과적이다. "학년이 바뀌면 선생님도 바뀌니 조금만 견뎌보라"는 식으로 학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조현병 초기 증세까지 발전했다면 약물치료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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