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 줄면 남편의 잔소리는 늘지요"

입력 2009.09.29 15:57

남성갱년기 전문가로지 킹 교수

중년이 되면 뉴스만 보던 남편이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훔치거나, 사소한 집안 일까지 참견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남자가 여자같은 '좁쌀 영감'이 되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줄기 때문이다. 남성은 45세 이후부터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매년 약 1.2%씩 줄어들면서 남성 갱년기를 겪게 된다. 최근 방한한 남성갱년기 전문가 로지 킹 교수(사진·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대 가정의학과)에게 남성갱년기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남성갱년기는 중년 누구나 겪나?

"작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45세 이상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4%가 남성갱년기 증상을 경험했다. 모든 남성은 나이가 들면 다 여성처럼 똑같이 호르몬 변화를 겪지만, 남성호르몬은 폐경 이후 급감하는 여성호르몬과 달리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떨어지기 때문에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울 뿐이다."

―남성갱년기 증상 어떤 것이 있나?

우선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 성생활에 제동이 걸린다. 다음으로 뱃살이 늘어나고 작은 일에도 쉽게 피로해지는 등 신체적 변화가 생긴다. 정서적 변화도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기복이 심해지며 쉽게 짜증을 낸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어떤 사람이 받아야 하나?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범위 하한선 밑으로 떨어진 사람만 치료 대상이 된다. 정상범위는 병원마다 측정 방식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남성호르몬이 정상범위 안에 있으면 절대로 보충요법을 받으면 안된다. 체내에 남성호르몬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과다하면 고환이 수축돼 불임이 될 수 있고, 대머리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으면 그날부터 잠자리에 변화가 생기나?

"남성호르몬은 주사하거나 먹는다고 즉시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보통 성욕이 증가하고 발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성생활의 변화를 느끼는 데에는 3개월 정도 걸리고, 뱃살이 빠지고 근육량이 늘어나는 등 신체적 변화를 느끼는 데에는 6개월 정도 걸린다."

―일상생활 중에 남성호르몬 분비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비만한 사람은 살부터 빼야 한다. 지방은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꾸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를 많이 분비하게 해 체내 남성호르몬 분비량을 줄인다. 과음도 피해야 한다. 과음은 호르몬 균형을 깨트리는 비만의 원인이고, 간은 여성호르몬을 일정 부분 파괴하는 작용을 하므로 과음으로 간에 이상이 생기면 성욕이 떨어지는 등 여성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뇌에서 남성호르몬이 잘 나오도록 유도하는 '자극 호르몬' 분비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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