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8월 말)까지 3312명의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11~20세 감염자가 37.7%를 차지한다. 치사율로 따지면 그다지 높은 수준(0.06%)은 아니지만, 이제 수능 시험을 불과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3 수험생의 경우 시험공부로 인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로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신종플루를 어떻게 비껴갈 수 있는지에 대해 염준섭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등교길 = “마스크 착용하고 자주 손씻어라”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밀폐된 버스나 지하철로 등교하는 수험생의 경우 대기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긴 수험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여 대기 노출에 따른 감염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재채기를 통해 배출된 타액이 손잡이에 묻거나 기타 다른 경로로 오염될 수 있으며 이러한 오염물이 다시 본인의 손을 통해 입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나서는 꼭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하여 20초간 꼼꼼히 손을 씻는다. 신종인플루엔자 A바이러스(H1N1)는고체이고 딱딱하며 구멍이 없는 표면에서 72시간 생존하고, 옷이나 이불, 손수건 등 부드러운 물체의 표면에서는 12시간 생존한다. 일단 손에 바이러스가 묻으면 5분 이하로 생존한다는 보고가 있다. 손씻기가 어렵다면 알코올이 함유된 휴대용 손소독제를 가방에 넣어두고 수시로 손을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손잡이를 잡은 뒤엔 손으로 눈, 코, 입 부위를 무의식적으로 만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학교 내 많은 사람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물건들(과학 실험실의 실험도구, 체육 기자재 등등)을 만지고 나서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학교 = “점심시간, 도시락 모여 먹기 피해라”
현재 많은 고등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도시락에 의존하는 학교도 많은 편이다. 문제는 한국인의 식습관이다. 점심시간 여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도시락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말감염(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재치기 등을 할 때 1~2미터 날아가서 감염되는 방법)에 의한 전파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신종플루의 경우 비말감염이 주요 전파 방법이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여러 명이 근접하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도시락을 먹을 경우 사소한 재채기 한번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비말감염을 막기 위해 가급적 모여서 도시락을 먹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점심시간 외에도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는 게 현명하다.
◆집 = “수험생만을 위한 개인 용품을 준비하라”
수건 한 장을 가족 전체가 돌려가며 사용할 경우 가족 중 어느 한 사람이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가족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수험생만을 위한 개인 위생용품을 준비하도록 한다. 또한 실내에서 재채기를 할 때나, 코를 풀 경우 휴지로 가리고 사용하며, 사용 후에는 수험생이 오염물을 만지지 않도록 잘 처리해야 한다. 더욱이 가족의 애정을 확인하기 위한 포옹과 키스와 같은 스킨십도 감염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중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신종인플루엔자가 침입해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면역력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올바르고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찬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 위주로 먹고,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는 등 시험 공부로 부족하기 쉬운 수험생들의 체력을 기르는 일에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