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처방' 가능하지만… 혈압·혈당 이상 땐 병원 꼭 가세요

입력 2020.03.20 08:50

[만성질환자 병원 가이드]
의사 전화 상담·처방, 한시 허용
만성질환 약, 꼭 챙겨 복용해야… 체력 저하·발열 증상 땐 병원을
신부전 환자 투석 미루면 안 돼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병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의 고심이 크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밝히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당뇨병, 심부전, 만성호흡기질환(천식·COPD), 신부전, 암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다. 이들은 꾸준하게 진료를 받고 약도 복용해야 하는데,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섣불리 병원에 발을 들이지 못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꼭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전화 상담·처방 등이 가능하므로 약이 떨어졌을 때 처방 목적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빠졌거나, 혈액투석, 항암주사 등의 스케줄이 있다면 꼭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환자, 의사 전화상담 가능

현재 보건당국은 한시적으로 의사 전화 상담과 처방을 허용하고 있다. 상당수 병원에서는 코로나19가 유행인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나 고령의 환자 중에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들에게 전화 상담과 처방을 하고 있다.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이 있는 재진 환자가 대상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진이 직접 증상 조절이 잘 되고 있는 만성질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에 사는 환자에 한해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고 알린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은 환자가 전화 상담과 처방을 요청하면 전화로 진료를 해주고 있다.

코로나19 활개… 만성질환자, 언제 병원 갈까
/클립아트코리아
한양대병원은 공식적으로 전화 상담과 처방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지만, 개별의사의 판단에 따라 전화 상담과 진료를 한다.

◇약 거르면 안 돼

만성질환자는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이 떨어졌으면 처방을 받아야 하며 임의로 거르면 안 된다. 전화로 진료를 받으면 약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팩스로 보내거나 환자에게 직접 등기로 보낸다. 손기영 교수는 "약의 이름과 정보가 자세히 적혀있는 처방전을 잘 보관해뒀다가, 원래 다니던 병원을 가지 않더라도 집 근처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사는 급하지 않다면 2주 정도 미뤄도 된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이므로, 그동안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없는지 환자가 살필 수 있고, 병원도 시간을 둬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증상 심해지면 병원에 꼭 와야

만성질환자가 병원에 꼭 가야할 때가 있다. 손기영 교수는 "환자 본인이 느끼기에 건강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혈당·혈압 조절이 잘 안 되고, 호흡곤란·부종 등 질환으로 생기는 증상이 심해질 때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노인들은 식욕이 떨어지기 쉬운데,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면 체력이 저하되면서 폐렴, 심부전 같은 중증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며 "병원에서 영양공급 등을 도와주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병원에 꼭 와야 한다"고 말했다.

천식이나 COPD 등 만성호흡기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기침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 외에 '발열'이 동반되면 병원에 와야 한다. 한양대병원 윤호주 병원장은 "현재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는 따로 진료를 보는 '국민안심병원'이 많은데, 열이 나지 않는 만성호흡기질환자도 따로 진료를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심병원을 비롯해, 대다수의 병원은 병원 입구에서 환자의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위험 지역 방문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위험성이 있는 사람은 선별진료소로 보내고 있다. 박민선 교수는 "병원에 오는 것을 주저하다가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악화된 환자는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투석 대신 복막투석 대안

만성질환자 중에 가장 걱정이 큰 환자가 말기 신부전 환자다. 말기 신부전 환자 10명 중 9명은 혈액투석을 받는데, 주 3회 병의원에 가서 회당 4~5시간을 보내야 한다. 현재 대한신장학회에서는 혈액투석 환자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다른 투석 환자와 접촉이 되지 않도록 격리실에서 투석을 시행하라고 권장한다. 코로나19 검사에서 2회 음성이 확인되면 다른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투석을 시행할 수 있다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최근 혈액투석 대신 복막투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막투석은 병원에 가지 않고 환자가 집에서 시행할 수 있다. 환자의 배에 관을 삽입해 투석액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투석액이 복강에서 체외로 빠져나가면서 몸속의 노폐물과 과잉수분을 제거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는 "복막 투석은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 감염병 유행 시 말기 신부전 환자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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