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장기戰 버티려면 '마음 방역' 하세요

입력 2020.03.06 09:06 | 수정 2020.03.06 13:14

[코로나19 스트레스 줄이기]

과한 공포·분노, 사회 분열 야기… 불안은 느끼되 비관하지 말아야
성금 기부 등 주도적 활동 도움, 가족·친구와 전화로 소통 지속

신종 감염병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에 걱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나와 내 가족이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모르는 위험에 처하게 됐다.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면 걱정·불안에 분노·원망까지 더해진다. 취미 활동이나 모임 같은 일상생활이 위축되면서 우울한 기분도 든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유행 시기에 '심리 방역(마음 방역)'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리 방역이란 감염병 유행 시기에 생긴 마음의 고통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감염병 극복 위한 '심리 방역' 중요

세계보건기구, 미국 CDC에서는 감염병 유행 시기에 따라 적절한 심리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서울시 코로나19심리지원단장)는 "과거 신종플루, 에볼라 등 감염병 유행 시기마다 불안과 공포가 조절되지 않아 자가격리가 안 되고 개인 위생수칙도 안 지켜지​는 등 감염병이 확산되는 위험에 처한 적이 있다"며 "사회가 분열되고 집단 희생양을 찾는 등 과도한 불안·공포로 인한 부작용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지만 과도하면 몸과 마음이 소진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지만 과도하면 몸과 마음이 소진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심리 방역은 감염병 초기가 지나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는 유행기에 중요하다. 최근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여겨지는 '마스크' 공급이 원활히 안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공포는 분노로 전이됐다. 김현수 교수는 "분노 단계가 되면 집단 희생양을 찾게 되는데, 유럽 중세시대에 페스트를 겪은 이후 유대인을 집단 차별했던 역사가 그렇다"며 "이런 심리는 감염병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안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

코로나19 극복하는 마음 건강 지침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건강 지침'〈〉에 따르면 지금 불안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불안은 순기능도 있다. 불안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 그러나 과도하면 몸과 마음을 소진시켜 면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감정을 받아들이되,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지금은 '코로나 전쟁의 참전 군인'처럼 자기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며 "감염병 때문에 삶의 주도권을 뺏겼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구·경북 주민들이 걱정되고 어려움을 나누고 싶다면 성금을 보내거나 봉사를 하는 식이다. 강제로 집에 머물게 됐지만, 이것을 기회 삼아 자신의 강점을 발휘해보는 것도 좋다. 채정호 교수는 "평소 사교 활동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지인들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하고, 마음 휴식이 필요했던 사람은 명상을 하는 등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라"라고 말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청소 등 집안일을 해도 된다.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공황범불안장애연구회 회장)는 "나를 피해자로 보면 그만큼 스트레스가 더 크다"며 "자기 주도적인 행동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무력감을 해결하라"고 말했다. 채정호 교수는 "인류 역사상 수많은 감염병이 있었지만 모두 극복했다"며 "인간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지금은 번거롭지만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편과 고통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일반화'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호석 교수는 "나만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부정적인 감정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부 활동 제한돼도 '루틴' 지켜야

외부 활동이 제한됐지만 같은 시각에 기상하고 식사를 하며 집에서 운동을 하는 등 나름의 '루틴'을 지키면서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영상통화나 메일, 온라인을 이용해 소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불안·긴장이 심할 때는 이완 요법을 실천해보자. 심호흡·복식호흡을 하거나, 겨드랑이에 반대편 손을 끼우고 팔짱을 낀 채 가슴을 펴고 팔과 가슴과 등 근육에 최대한 힘을 준다. 3초간 유지한 뒤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긴장을 푸는 '수퍼맨 이완법'도 도움이 된다.

서호석 교수는 "과도한 공포감에 압도되고 있고 불면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