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분노로 심장병 온다

입력 2019.07.12 09:12

심근경색 14%, 분노한 후 발병… 교감신경 과도하게 활성화된 탓
맥박수·혈압 오르고 혈전 생겨

갑작스러운 분노와 화가 심근경색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는 "분노나 크게 화를 낼 때 가장 타격을 받는 장기는 심장"이라며 "건강한 사람도 한 번의 큰 화 때문에 급성 심근경색이나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화·분노만으로도 심장병 발병

분노가 심장병을 일으키는 과정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 '순환(Circulation)'誌에 이와 관련한 연구가 나왔다. 전 세계 52개국 1만2461건의 심근경색 사례를 분석한 결과, 14.4%가 흉통 등 증상 1시간 전에 분노가 일어난 상태였다. 분노한 사람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급성 심근경색 발병률이 2.44배로 높았다. 연구팀은 "특히, 분노가 일어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더 올라갔다"며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고혈압·당뇨병 등 내적 원인과 별개로 분노는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외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최철웅 교수는 "축구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는 월드컵 시즌에 축구 응원을 하다가 분노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극도의 감정적 흥분과 화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라는 병도 있다. 이 질환은 심장에 이상이 없던 사람이 극도의 분노 때문에 갑자기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혈관 수축, 혈전 잘 생겨

극심한 화와 분노가 왜 심장에 타격을 줄까? 이런 감정은 우리 몸의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커지고 맥박수가 증가하며,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한다. 혈관 안쪽 내피세포의 기능도 떨어지고 혈소판 응집은 증가해 혈전이 잘 생긴다. 최철웅 교수는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생리학적 변화"라며 "이런 자극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변화가 나타나면 혈전이 심장혈관을 막는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질환이 발병한다"고 말했다. 최기준 교수는 "중장년층은 어느 정도 혈관의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심근경색 위험이 높고, 혈관이 건강한 젊은층은 부정맥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라도 갑작스러운 분노는 자제해야 한다. 분노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분노할 때 숫자 세기 ▲분노 유발 대상 보지 않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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