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가족력, 나에게도 발생할까… 위험성 알 수 있는 '검사'는?

입력 2018.11.29 13:14

유방암 관련 여성 사진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부 김모(51)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하다 유방에 혹이 발견돼 정밀검진을 한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앞서 김씨의 이모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할머니는 난소암으로 돌아가셔 암 가족력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됐다. 이에 김씨는 자신의 여동생, 자녀와 유전성암에 대한 유전자 패널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김씨를 포함 여동생과 딸에게서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로 알려진 BRCA1 돌연변이가 검출됐다.

BRCA는 '유방암 유전자(BReast CAncer gene)'의 약자로, BRCA1과 BRCA2 두 개의 유전자가 있다. BRCA 유전자 자체는 암이나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유전자로,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종양억제유전자의 DNA가 손상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돌연변이가 나타나게 되면 암을 막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외부 자극에 약해져 암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방암과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56~87%, 난소암은 27~44%에 이른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결과에 따르면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70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66~72% 정도이며, 난소암의 경우 70세까지 약 16~44%까지 암발생률이 증가한다. BRCA2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외에도 췌장암, 전립선암, 담낭암, 담도암, 대장암, 위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변이 유전자가 유전될 확률이 50%로 높아 본인이나 가족, 친척(고모·삼촌·이모·조카)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진단되거나 BRCA 변이가 발견되면 가족이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BRCA 등 유전자의 변이에 대한 검사는 과거 염기서열검사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수십 개의 유전자 변이 분석을 위해 많은 시간과 경비가 필요해 최근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이용해 30여개 유전자의 변이에 대한 검사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NGS 검사​는 적은 양의 검체로도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하고, 수십만 개의 반응을 동시에 진행해 유방암, 난소암 등의 유전성 암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검사다. 질병의 진단, 치료약제 선택, 예후 예측 등에 도움이 되는 수십 개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어 개인별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혜련 교수는 “NGS 검사​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 가능하며 비교적 정확한 대량의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검사 활용도가 넓다"며 "BRCA를 포함한 30여개의 유전자에 대한 유전성암 검사가 가능하고, 의미 있는 유전성암 유전자 변이를 발견해 진단과 치료에 이용하고 발견 변이를 이용한 가족들의 유전검사,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의 유전자 검사 대상은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 ▲​가족력이 없지만 자신이 40세 이전에 진단된 경우 ▲​가족력 없이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경우 ▲​양쪽 유방에 암이 발생한 경우 ▲​남성 유방암 환자 ▲​여러 장기에 암이 발생한 환자 등이다. 이런 환자는 돌연변이를 보유할 확률이 일반적인 유방암과 난소암 환자보다 높다.

NGS 검사를 통한 BRCA 등 유전성암 유전자 변이 검사는 환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DNA를 이용해서 시행한다. 변이된 염기가 있는지 확인해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6개월 간격으로 전문의에 의한 유방검진과 매년 유방촬영,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1년에 2회 정도 산부인과를 방문해 질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유방암 예방을 위하여 타목시펜이나 랄록시펜을 복용하고 난소암 예방을 위하여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다.

또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해 선택적으로 억제시키는 암 표적 치료에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302명의 유방암 환자 중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치료(올라파립, Olaparib)를 시행한 결과, 표준 치료법에 비해 유방암 진행 위험률이 42% 낮아졌다. 지난 2017년 발표된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난소암 환자 564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루카파립(Rucaparib)이라는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암 발생에 관여하는 폴리중합효소)억제제로 BRCA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표적치료를 시행해 질병 진행 가능성을 65% 가량 감소시킨 것이 확인됐다.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는 "NGS 검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유전자 표적치료를 시행하게 됨으로써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NGS 검사는 2017년부터 조건부 선별급여(50%)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50%로 낮아져, 보건복지부로부터 NGS 유전자 검사기관으로 승인된 중앙대학교병원 등 전국 52개 병원에서 위암·폐암·대장암·유방암·난소암 등 고형암 10종과 혈액암 6종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