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통, 구강궤양, 식욕부진… 원인 알고 보니 '희귀질환'

입력 2018.08.20 08:00

'혈관염'을 아시나요

ANCA(항호중구세포질항체)의 형광면역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단백뇨, 혈뇨, 객혈, 관절통 등 불편한 증상은 여럿 있는데 원인을 못 찾겠다면 '혈관염'을 의심하고 류마티스내과를 찾자. 혈관염은 몸속 면역체계가 신체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혈관 벽에 염증이 생기고, 피부나 장기 등 신체조직까지 손상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혈관염 중에서도 ANCA(항호중구세포질항체)연관혈관염의 경우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병을 발견해야 하는데,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 사례가 많다. 희귀난치성질환인 ANCA연관혈관염에 대해 알아봤다.

◇ANCA연관혈관염이란?
ANCA연관혈관염이란 ANCA라는 항체가 혈관에 존재하다가 면역조절에 이상이 생기면서 혈관벽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혈관염은 침범하는 혈관 크기에 따라서 분류하는데, ANCA연관혈관염은 주로 작은 크기의 혈관, 즉 모세혈관, 세동맥, 세정맥을 침범하는 혈관염이다. ANCA연관혈관염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포도상구균 감염, 항갑상선제 등 약물, 규소 산화물 등으로 인해 생겼을 것이라 추정한다. 병원균이나 원인 물질을 청소하기 위해 백혈구가 작용하는 과정에서 ANCA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혈관에 손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증상은?
ANCA연관혈관염 증상은 거의 모든 신체 부위에서 생길 수 있다. 고열,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이 주로 나타나는데, 피부에는 주로 팔과 다리에 작은 크기의 붉거나 푸른 발진이 생긴다. 구강 궤양과 성기 궤양도 유발된다. 이 경우, 베체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감별 진단을 위해 세심한 진찰이 필요하다. 기관지를 침범하면 가래가 많아지거나 숨을 쉴 때 휘파람 소리가 나기도 한다. 폐에 결절이 발생하면서 흉막액이 찰 수 있다. 심혈관계에는 판막성 심장질환, 부정맥, 심막염, 심근염에 따른 심부전, 협심증, 급성심근경색 등이 생긴다.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면 심한 두통, 뇌수막염, 간질발작, 뇌졸중, 척수염 등이 생기고, 말초신경계를 침범하면 감각이상이나 운동장애가 온다. 신장에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단백뇨와 혈뇨다.

이렇듯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환자들이 여러 진료과에 산재돼 있어서 정확한 치료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ANCA연관혈관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최근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혈관염연구회'가 발족됐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원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ANCA연관혈관염 등 혈관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전문가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라며 "이를 극복하고 혈관염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여러 대학교수님들과 함께 혈관염연구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단은?
ANCA연관혈관염을 진단하는 단일 검사 방법은 없다. 전문가에게 문진을 받고 신체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검사, 조직검사 등을 시행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혈관 안쪽의 협착이나 폐색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혈관조영술을 시행하고, 혈관벽 염증이 의심되는 장기 침범의 경우 PET-CT를 찍기도 한다. 조직검사가 주로 시행되는 부위는 신장, 폐, 부비동, 신경, 피부다. 진단이 어려운 병인 만큼 숙련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

◇치료는?
치료는 주로 약물을 통해 이뤄진다. 스테로이드로 알려진 부신피질호르몬을 초기부터 쓰며, 면역억제제도 사용한다. ANCA연관혈관염은 난치성 질환이기는 하지만, 치료를 꾸준히 받고 관리하면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이상원 교수는 "ANCA연관혈관염은 심장, 폐, 신장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해 심각한 손상을 유발하므로 빠르고 정확히 진단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증상이 다양한 만큼, 혈관염이 의심될 경우 포괄적이고 전문으로 진료·치료할 수 있는 류마티스내과 의료진을 찾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