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경부·수부·족부…어떻게 다를까?

  • 글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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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3.27 09:00

    최근 중견배우 민욱 씨가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15년 두경부암을 진단받은 후 투병 생활을 해 왔다. 두경부암은 뇌종양과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머리와 목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두경부암을 다시 나누면 부위에 따라 구강, 즉 입안에 생기는 구강암과 입안 깊숙한 부위인 인두에 생기는 인두암, 소리를 내는 성대 근처 부위인 후두에 생기는 후두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흡연자들에게 잘 생기는 암이라고 하면 보통 폐암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은 두경부암이 흡연과 가장 관련이 깊은 암이다. 두경부암처럼, 의학용어에서는 신체 부위를 나타낼 때 ‘부’자가 들어간 명칭이 많다. 몇 가지 예를 알아보자.

    두부(頭部)·경부(頸部)
    두부는 머리를 한자로 나타낸 말이다. 법률 용어처럼 진단서나 소견서에는 아직까지 순우리말 용어보다 한자어를 많이 사용한다. 머리를 다친 경우를 두부외상 또는 두부손상이라고 한다. 두개내 출혈 또는 두개강내 출혈은 두개골, 즉 머리뼈 안쪽의 뇌 안에 출혈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경부는 목을 뜻하는 한자어다. 목 주위에 있는 림프절에 염증이 생겨 붓는 질환이 경부 림프절염이다. 차에 타고 있다 뒤에서 들이받는 추돌 사고를 당해 목 뒤가 아픈 경우는 경추(頸椎) 부위의 근육이나 인대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손상 때문이다. 이때 경추는 목 부위에 해당하는 척추를 말한다. 자궁경부암에서 경부도 목이라는 뜻이다. 자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을 몸통에 비유해, 자궁체부(자궁에서 위쪽 부분)가 있으면 여기서 목처럼 앞으로 나와 있는 부분이 자궁경부가 되는 것이다.

    수부(手部)·족부(足部)
    손을 다쳐 병원에 갔을 때 보통 정형외과 또는 성형외과를 찾게 된다. 병원에 따라서는 수부외과나 수부센터라는 명칭을 걸어둔 경우도 있다. 수부는 손 부위, 족부는 발 부위를 뜻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오랜 기간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발의 감각이 떨어져 상처가 나더라도 잘 알지 못해 상처가 더 심해지기 쉬운데 이때 생긴 상처를 당뇨병성 족부병변, 족부궤양이라고 한다. 쉽게는 당뇨발이라고 한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을 싸고 있는 막에 해당하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겨 발꿈치 쪽의 바닥면에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면 근막을 이루는 콜라겐 성분에 변성이 생기고 염증이 생기게 된다. 오래 서 있거나 심한 운동으로 발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경우, 체중이 많이 실리거나 평발인 경우 등에서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족저 대신 발바닥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발바닥근막염이라고도 부른다.

    병원에서 진료과목 안내에 수부나 족부란 말이 쓰여 있으면 ‘손 전문, 발 전문으로 써 놓으면 더 알기 쉬울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한글로 바꿔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의학용어라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한글로 써 보면 어떨까.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와 대한노인의학회에서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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