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염 환자·20년 흡연자 '고위험群'… 복부 CT 검사를

입력 2017.03.08 06:30 | 수정 2017.03.08 09:03

췌장암, 조기 발견이 관건

흡연자, 발암 위험 2~5배 '껑충'
췌장 점액성 낭성 종양 있으면 6개월~1년 주기로 검사 받아야

오모(55·서울 동대문구)씨는 혈압이 약간 높은 것 말고는 건강한 체질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소화가 잘 안 돼서 불편한 상황이 많아졌다. 복통이 심해서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데,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 상 큰 문제가 없어서 퇴원했다. 몇 달이 지나도 속이 계속 안 좋아서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갔다가, 혈액 검사에서 황달 수치가 높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2월에 큰 병원에 가서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 검사를 시행했더니, 췌장암 4기였다. 암이 이미 간으로도 전이된 상태였다.

췌장암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해야 수술할 수 있다. 담배를 오래 피웠거나 췌장에 점액성 낭성 종양이 있는 사람 등은 췌장암 고위험군으로, 복부 CT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췌장암은 1~2기에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은 췌장암을 완치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췌장암을 진단받는 사람 중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오씨처럼 전이가 되는 등 암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췌장암 고위험군이라면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없더라도 한 번쯤 검사를 받아서 췌장암을 조기에 잡아내야 한다.

◇췌장암 고위험군

▲장기 흡연자=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유발 요인은 흡연이다. 췌장암의 3분의 1 정도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고,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2~5배로 높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보통 흡연은 폐를 비롯한 기관지에만 암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데, 담배를 피우면 췌장도 이에 못지 않게 많이 망가진다"며 "20년 이상 흡연을 한 사람이라면 의사와 상의해서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면 좋다"고 말했다.

▲췌장염 환자=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도 췌장암을 조심해야 한다. 술은 만성 췌장염을 유발하는데,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췌장염도 마찬가지다. 급성 췌장염은 술과도 관련이 있고, 췌장암의 초기 증상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거나 급성 췌장염을 한 번이라도 겪은 사람은 췌장암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당뇨병이 악화된 50대 이상=50대 이후에 없던 당뇨병이 생기거나,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혈당 조절이 안 된다면 췌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췌장암을 진단받기 2년 전쯤에 당뇨병이 잘 생기고,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으면 췌장암 위험이 올라간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있다. 2형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1.8배로 높아진다. 또,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30% 정도로, 일반인의 당뇨병 유병률(7~9%)보다 높다.

▲점액성 낭성 종양 있는 사람=췌장에 점액성 낭성 종양이 발견된 사람은 췌장암 예방 차원에서 췌장을 떼내는 수술을 받거나, 6개월~1년마다 주기적으로 췌장암 검사를 시행한다.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우상명 교수는 "점액성 낭성 종양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종양 크기가 크거나 덩어리 형태의 결절이 있다면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30% 정도여서 수술을 권하고, 크기가 작고 결절이 없다면 수술 대신 정기적인 검사를 주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초음파로 확인 어려워 복부 CT 추천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증상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췌장이 잘 안 보이는 곳에 위치한 것도 영향을 끼친다. 췌장의 머리 부분은 십이지장이, 꼬리 부분은 비장이 가리고 있다. 그래서 복부 초음파를 찍어도 췌장 상태를 확인하는 게 어렵다. CT의 경우, 췌장을 잘 보려면 조영제를 써야 한다. 방사선 피폭이나 조영제 부작용 등 때문에 선별 검사를 목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동석호 교수는 "췌장암 고위험군에 해당하거나, 췌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췌장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와 상의한 후 복부 CT를 찍어보라"며 "CT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추가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고 말했다. MRI(자기공명영상)를 찍거나, 내시경 끝에 달린 초음파 장비로 내부 장기를 살피는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실시한다. 최근에는 췌장관에 생긴 암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국내에 도입됐다. 내시경을 췌장관까지 집어 넣어 검사한다. 다만, 이 장비로는 췌장 몸통에 생긴 암을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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