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제, 정상 아이(성장호르몬 분비 잘 되는)에겐 맞힐 필요 없다

입력 2014.06.04 08:00

성장호르몬제 치료 논란
키 성장 효과 적어… 두통·부종·고혈당 등 부작용 위험
하위 3% 저신장·질병 있는 경우, 성장 끝날 때까지 치료

키가 작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성장호르몬제 치료'에 관심이 많다. '성장호르몬으로 키를 자라게 할 수 있다'는 일부 병의원의 홍보에 귀가 솔깃해지는 부모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성장호르몬의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치료 비용이 월 60만~100만원으로 비싸다. 성장호르몬결핍증 등 특이한 질병이 있는 아이, 의학적 저신장(동일 성별·연령 100명 중 하위 3% 이내)으로 판단되는 아이에게만 일부 효과를 보인다.

◇성장호르몬, 키 하위 3% 미만에서 효과

성장호르몬제는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는 아이(하위 3% 이상, 또는 매년 4㎝ 이상 클 때)에게는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가 명백한 대상은 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프라더윌리증후군 같은 유전질환, 만성 신부전증이 있는 아이들이다. 이들에게는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미국 등 세계 7개국에서는 ▲2.5㎏ 미만으로 태어난 아이 중 나이를 먹어도 키가 거의 안 자라는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는 정상이지만 키가 하위 3% 미만이면서 최종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호성 교수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이라면 치료를 해도 30~40%는 효과가 없다.

어린이 성장호르몬제 상담
성장호르몬제는 병이 있거나 키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아이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다.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아이에겐 키를 자라게 하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두통·고혈당 등 부작용

성장호르몬제를 맞으면 3% 미만에서 두통·부종·고혈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진순 교수는 "척추측만증이 있는 아이가 성장호르몬제를 맞으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측만증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심한 비만이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아이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제를 맞히더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와 용량을 잘 지켜야 한다. 성장호르몬결핍증이 있거나 유전 질환, 만성 신부전증이 있는 아이는 만 2세부터 성장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한다. 저체중아로 태어나 키가 잘 안크는 아이는 만 3~4세부터, 성장호르몬 분비는 정상이지만 키가 하위 3% 미만인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성장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호성 교수는 "성장호르몬제는 치료를 오래 한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주사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진호 교수는 "질병이 있는 아이의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성인의 평균 키까지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이지만 키가 하위 3% 미만인 경우에는 60~70%에서 효과가 있고, 2~4년 치료하면 남자 5㎝, 여자 6㎝ 정도 더 클 수 있다.

◇"사망률 높인다는 주장 근거 없어"

2010년 12월 프랑스에서 성장호르몬제(소마트로핀 성분)를 투여한 7000명의 소아를 20여 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성장호르몬 투여 환자의 사망률이 약 30% 높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유럽의약청(EMA)은 해당 연구가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소아 왜소증 환자와 프랑스 일반인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는 점 등의 한계를 밝히며 "성장호르몬제는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매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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