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 후 볼록해진 사타구니, 장 빠져나온 탓

  • 도움말 정춘식(한솔병원 진료원장), 허경열(순천향대병원 외과 교수) 취재 최덕철 기자

입력 2013.10.01 09:00

탈장, 복압 높이는 생활습관이나 원인 질환 없는지 체크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화 자체가 원인인 질환이 늘고 있다. 탈장도 그 중 하나다. 뱃속 장기를 감싸는 복벽이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탈장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치료할 수 있다.

서혜부 탈장 : 약해진 서혜부 근육층을 뚫고 소장이 고환 부근까지 밀려나왔다.
일러스트 이함렬

헬스장서 근력운동하다가 잘 생겨

탈장은 뱃속 장기가 정상 위치를 이탈하는 병이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고 고령화 추세로 환자가 매년 증가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장수술은 2008년부터 연간 3만 건 이상 실시됐다. 국내 다빈도수술 13위를 차지한다.

뱃속 장기는 복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복벽은 크게 복막과 근육층 2~3겹, 피하지방, 피부로 구성된다. 탈장은 주로 근육층이 벌어지면서 생긴다. 대부분 소장과 기름덩어리인 대망이 탈장된다. 복벽이 약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복압을 높이는 운동도 탈장을 부추긴다. 뱃속 압력이 높아지면 약해진 근육층이 더 쉽게 벌어진다. 정춘식 원장은 “탈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 최근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시작했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윗몸일으키기는 탈장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흡연은 근육층 약화를 촉진해 탈장을 부추긴다. 천식이나 폐질환 등은 지속적인 기침을 유발해 탈장을 일으키고, 변비와 복부비만, 간질환으로 인한 복수 등도 복압을 높여 탈장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발병 부위에 힘이 들어가서 복압이 높아질 때만 탈장이 생긴다. 피부 안쪽으로 불룩한 덩어리가 생기면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을 방치하면 한 번 빠져나온 장기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경우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장기가 꼬이거나 괴사한다.

사타구니 뻐근한데 나도 혹시?

남성은 서혜부 복벽이 유독 약하다. 태아 때 뱃속에 있던 고환이 현재 음낭 위치로 내려올 때 서혜부를 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 남성은 대부분 서혜부(사타구니)탈장이 생긴다. 이외에 복부 수술 후 꿰맨 자리가 터지거나 수술 상처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반흔탈장과 배꼽 주변에 생기는 제대 탈장, 가슴 쪽에 생기는 횡경막탈장이 있지만 드물다.

서혜부탈장이 생기면 처음에는 사타구니 부근에 뻐근한 느낌이 든다. 걷거나 복압이 높아질 때 사타구니 주변이 불룩하게 튀어 나왔다가 눕거나 복압이 떨어지면 원상태로 돌아간다.증상을 방치하면 근육층 틈새가 더욱 커지고 탈장되는 장기가 늘어나면서 고환 주변이 불룩하게 튀어 나오게 된다. 이때는 눕거나 복압이 떨어져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인공막수술이 유일한 치료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벌어진 근육층 틈새를 인공막으로 메운다. 내측인공막고정술은 복막과 근육층 사이에 인공막을 고정하는 수술이다. 주로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고정하면 막 전체로 압력이 분산되기 때문에 복압이 높아져도 인공막이 밀리지 않는다. 인공막 면적도 중요하다. 인공막이 좁으면 옆으로 밀려나면서 탈장이 재발할 수 있다.

전신마취 힘들면 외측인공막수술 받아야

외측인공막고정술은 인공막을 피부층과 근육층 사이에 고정하는 수술이다. 심폐기능이 약해 복강경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국소 마취 후 피부를 절제해 근육층 바깥에 인공막을 고정한다. 댐으로 비유하면 내측인공막고정술은 댐 안쪽에서 구멍을 메우는 것이고, 외측인공막고정술은 댐 바깥에서 구멍을 막는 방법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외측인공막고정술보다 내측인공막고정술이 재발 확률이 낮다.

하지만 무조건 내측인공막고정술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허경열 교수는 “인공막 수술은 환자 상태와 의사 숙련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수술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자전거타기는 절대 금물

두 수술 모두 회복기간이 짧다. 수술 후 하루 입원하고 다음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 2주일 정도는 설치한 인공막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정춘식 원장은 “특히 자전거타기는 수술 부위를 자극할 수 있어 한 달 정도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탈장수술은 위급하거나 복잡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대형병원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탈장센터나 탈장클리닉이 개설된 전문병원이나 외과가 있는 병원에서도 탈장수술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수술비는 30만~4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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