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60세 이후 발생? 대표적 오해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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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증상이 겉으로 두드러지기 수년 전 부터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중년기에 진단되기도 하니 일찍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질환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려면 올바른 지식부터 습득해야 한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치매는 조기에 진단받고 생활 습관 관리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초기 증상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대중이 흔히 갖고 있는 치매 관련 오해 5가지를 톺아본다.

첫째는 치매는 나이가 들어서야 시작된다는 생각이다. 치매가 꼭 노년기 질병인 것은 아니다. 전두엽 치매의 경우 45~65세에 흔히 진단된다. 65세 이전에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를 진단받는 사람도 많다. 여성뇌재단의 안토넬라 산두치오네 차다 신경과학 박사는 “치매는 증상이 발현되기 20년 전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장시간 누적되며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해 인지 저하가 일어난다. 이 과정은 천천히 진행되므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진단받기 수십 년 전부터 변화가 시작됐을 수도 있다. 증상이 발현됐으나 선뜻 알아차리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 것이다.

치매 초기 신호는 기분과 활력 그리고 행동의 미미한 변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단순 스트레스나 노화 때문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다. 차다 박사는 “인지, 기분, 행동의 지속적인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변화가 수개월 지속된다면 의사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다.

둘째는 ‘기억력 손상이 없으니 치매가 아니다’는 생각이다. 치매 환자들은 기억력 손상뿐 아니라 다양한 실생활 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인다. 움직임이 둔해져 낙상 사고가 빈번해지거나,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거나, 매일 수행하던 일상적인 활동을 어느 순간에부터인가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식이다. 차다 박사는 “평소 다니던 길을 잘 기억하지 못해 길을 잃는 등의 증상을 흔히 치매와 연관 짓지만, 이러한 증상은 오히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나타난다”고 말했다. 혈관성 치매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보다는 작업 기능이 더 큰 영향을 받는 편이다.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려워하거나 평소보다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셋째는 치매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치매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포이4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비교적 큰 것은 사실이지만, 45%의 치매는 생활 습관 교정에 따라 발생 시기가 늦춰지거나 예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차다 박사가 추천하는 것은 ▲주기적 운동 ▲활발한 사회적 교류 ▲충분한 오메가3 섭취와 수면 ▲새로운 기술이나 놀이, 악기를 배움으로써 뇌를 자극하기 등이다. 이미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이라도 이러한 습관을 들이는 동시에 치료를 병행하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넷째는 치매 증상이 남녀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여성은 언어 기억을 남성보다 평균 2.7년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뇌 다른 영역에서 손상이 일어나는 중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성 환자의 경우 일단 뇌 기능 저하가 발생하면 그 속도가 남성보다 25~50% 빠른 것으로도 확인됐다. 성별에 따라 초기 증상이 다른 경향도 관찰됐다. 여성은 사회적 고립, 불안, 우울, 수면 장애 등을, 남성은 공격성, 충동성 등의 증상을 상대적으로 자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치매 환자라도 개인의 성별에 따라 초기 증상이 무척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섯째는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진단되는 편이라, 폐경기 호르몬 변화와 치매 사이 연관성을 연구해 보려는 시도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에스트로겐은 뇌 신경세포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차다 박사에 따르면 호르몬대체요법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치매 발생을 예방한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