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방치하면 대장암 더 위험해진다… 간 전이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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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간이 대장암 확산 속도를 빠르게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간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에서는 생존율이 낮은 ‘위험한 전이 유형’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교 연구진은 지방간이 전이성 대장암의 진행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

대장암은 전 세계 암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요 질환으로, 특히 50세 미만에서는 암 사망 원인 상위에 속한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간을 비롯한 다른 장기로 전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이는 생존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간 전이의 경우, 종양이 어떤 방식으로 자라는지가 예후를 좌우한다. 정상 간 조직과 분리된 형태로 자라는 ‘피막형 전이’는 5년 생존율이 약 73%에 이른다. 반면 암세포가 간 조직 사이로 파고들어 퍼지는 ‘대체형 전이’는 훨씬 공격적이며, 생존율이 44% 이하로 떨어진다.

그동안 이러한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특히 대체형 전이에 대한  치료법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지방간으로 설명했다. 환자 샘플과 실험 모델을 분석한 결과, 지방간이 있는 환자에서 대체형 전이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방간이 암을 더 공격적으로 만드는 기전도 분석했다. 지방간에서는 지방산(지방 성분)이 증가하면서 암세포 내 ‘MYC(마이크, 세포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단백질)’가 안정화된다. MYC가 활성화되면 프롤린(콜라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 생성이 늘어나고, 이는 콜라겐(조직 구성 단백질) 형성을 촉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콜라겐은 암세포가 간 조직 속으로 침투하고 퍼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즉, 지방간은 암이 더 잘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실제로 퍼질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주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치료 전략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 MYC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임상시험 단계에 있지만,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진은 지방간과 대체형 전이를 가진 환자가 이러한 치료에 더 잘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해당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