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베개 하나 더 베야 편하다면… 심장 이상 신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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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좌호흡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베개를 더 베거나 상체를 높여 자게 되지만, 이를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밤에 잘 때 베개를 하나 더 베거나 상체를 약간 세워야 숨쉬기 편하다면 몸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수면 습관일 수도 있지만, 누웠을 때 숨이 차는 증상인 '기좌호흡'과 관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응급의학과 전문의 알렉스 위벌리 박사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심장 이상 신호 중 하나로 '밤에 베개를 하나 더 베야 편한 증상'을 언급했다. 그는 "평소보다 상체를 세워야 호흡이 편해졌다면 심장 기능 저하와 관련된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기좌호흡은 똑바로 누웠을 때 숨이 차고, 앉거나 일어나면 호흡이 나아지는 증상을 말한다. 누운 상태에서 마른기침이나 쌕쌕거림이 나타나다가 상체를 세우면 완화되기도 한다.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베개를 더 베거나 상체를 높여 자게 되지만, 이를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은 심장이 혈액을 처리하는 데 부담을 느낄 때 나타날 수 있다. 낮 동안 다리 쪽에 고여 있던 체액은 밤에 누우면 가슴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때 폐 주변 압력이 높아지면 숨이 차거나 기침이 생길 수 있다. 위벌리 박사는 "응급실에서는 이런 증상을 심부전을 의심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로 본다"고 했다.

심혈관질환의 초기 신호는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계단 한 층만 올라도 유난히 피곤하거나, 예전보다 쉽게 숨이 차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바쁜 생활, 운동 부족, 노화 탓으로 넘기기 쉽다. 위벌리 박사는 "심장질환의 초기 증상은 대개 매우 평범해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심장에 부담이 계속되면 심장 근육이 두꺼워질 수 있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 혈액을 강하게 내보내는 힘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지만, 박동 사이에 심장이 충분히 이완되는 기능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일반적인 심전도 검사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 평소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베개를 더 베고 잔다고 해서 곧바로 심장질환이라고 볼 수는 없다. 역류성 식도염, 코골이, 수면무호흡, 비염, 폐질환 등도 누웠을 때 답답함이나 호흡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갑자기 상체를 높여야 숨쉬기 편해졌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참·가슴 답답함·심한 피로감·다리 부종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혈압을 확인하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습관이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처럼 일정한 리듬으로 지속하는 유산소운동은 혈관 건강과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식사는 정제 탄수화물과 짠 음식을 줄이고, 채소·통곡물·단백질·건강한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