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초콜릿 색으로”… 집에서 차 달여 마셨다가 발작한 남성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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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직접 만든 전통 약차를 마신 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발생해 전신발작까지 겪은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에서 직접 만든 전통 약차를 마신 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발생해 전신발작까지 겪은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경련·발작에 초콜릿 색깔 혈액까지
인도 라타 망게슈카르 종합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35세 남성이 갑작스럽게 사지 전체에 경련이 일어나고 눈이 뒤집히는 전신발작과 구토 증상을 보여 응급실을 찾았다. 환자는 발작이 발생하기 약 한 시간 전까지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었으며, 내원 하루 전 집에서 직접 만든 전통 약차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다만 복용한 약차의 정확한 성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산소마스크를 통한 산소 공급을 시행했지만 산소포화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혀와 손발톱이 푸르게 변하는 말초 청색증도 나타났다. 특히 채혈한 혈액이 초콜릿색을 띠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였다. 혈액검사 결과 환자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으로 진단됐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의 철 성분이 산화되면서 산소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특정 약물이나 화학물질, 일부 산화성 물질 등에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나 점막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다.

◇해독제 투여 후 회복
환자는 해독제인 ‘메틸렌블루’를 투여받은 뒤 청색증이 빠르게 호전됐고, 산소포화도도 정상으로 회복됐다. 이후 메트헤모글로빈 수치는 빠르게 감소했으며 추가 발작도 발생하지 않았다. 퇴원 후 2주간 추적 관찰에서도 발작이나 저산소증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했다.

의료진은 전통 약차 복용과 메트헤모글로빈혈증 발생 사이에 시간적인 연관성은 확인됐지만, 명확한 복용 성분을 분석하지 못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약재 속 산화성 물질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전신 발작 역시 메트헤모글로빈혈증으로 인한 조직 저산소증이나 약차 속 다른 독성 성분의 영향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일반적인 산소 치료에도 산소포화도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는 특이 해독제인 메틸렌블루를 정맥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며, 원인으로 추정되는 약물이나 독성 물질의 노출을 즉시 중단하고 고농도 산소를 함께 공급한다. 의료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청색증과 저산소증이 나타나고 혈액 속 산소는 정상으로 확인되는 경우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이번 사례는 약초 제제를 복용한 이력이 있다면 이를 진료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 민간요법도 주의해야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에서 식물이나 약재를 직접 채취하거나 구입해 달여 마시는 경우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독성이 있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식용 불가 농·임산물’을 식품처럼 섭취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의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규격 한약재는 중금속과 잔류농약 등 국가 품질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약초나 전통 약재를 복용할 경우에는 식용 가능 여부와 안전성이 확인된 원료를 사용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한의사의 진료를 거쳐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사례는 지난 29일 ‘큐레우스(Cureus)’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