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부른다” 대장 보는 의사들, 만장일치로 경고한 음식은?

입력 2026.06.08 02:00

[의사의 사생활]

가공육 사진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6인에게 대장 건강을 위해 평소 자주 섭취하는 식품과 그렇지 않은 식품을 물었다. /클립아트코리아
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흔한 암으로, 전체 암 발생 사례의 약 10%를 차지한다.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은 식습관이다. 특히 육류와 가공식품, 고열량, 고지방 식단과 같은 서구식 식생활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6인에게 대장 건강을 위해 평소 자주 섭취하는 식품과 그렇지 않은 식품을 물었다. 이들의 습관을 본보기 삼아, 우리도 식습관을 고쳐야 할 때다.

◇“잡곡밥이 기본… 탄 고기, 몸에 재 들이붓는 격”
가천대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이원석 교수(외과)는 흰 쌀밥 대신 통곡물이 들어간 잡곡밥을 챙겨 먹고 있었다. 또 식단을 구성할 때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와 미역, 다시마 등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반드시 포함한다.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 예방의 핵심은 장내에 발암물질이나 독소가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며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 운동을 촉진해 유해 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할 시간 없이 빠르게 배출되도록 한다”고 했다. 십자화과 채소에 들어있는 항산화, 항염 물질은 대장 점막을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이원석 교수는 가공육 섭취량을 엄격하게 줄이고 있다. 고온의 숯불에서 직화로 구웠거나 까맣게 탄 적색육도 가급적 먹지 않는다. 고기는 되도록 물에 삶거나 쪄서 만드는 수육이나 보쌈 형태로 섭취한다. 이원석 교수는 “가공육이나 탄 고기를 섭취하는 건 깨끗하게 청소한 방에 강력한 접착제와 재를 계속 들이붓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가공육 속 보존제 성분이 체내에서 세포를 공격하는 독성 물질로 변하고, 고기가 타면서 생기는 연기나 그을음이 유전자를 변형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1일 1 샐러드는 필수, 가공육은 유해균 키운다”
세종충남대병원 외과 김진수 교수는 대장 건강을 위해 매일 샐러드를 섭취한다.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익균이 많아야 하는데, 유익균은 식이섬유를 주된 영양소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김진수 교수는 “병원에 출근하는 날에는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샐러드를 먹고,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마트에서 소분돼 있는 샐러드를 구입해 집에서 먹는다”고 했다. 샐러드를 챙겨 먹지 못하는 날에는 과일로 대체한다.

반대로, 절대 먹지 않는 음식으로는 가공육을 꼽았다. 육식 위주의 식사가 대장 내 유익균 증식을 막고 유해균의 수를 늘려, 대장암 같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수 교수는 “육식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매일 섭취하는 것은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적색육은 주 1~2회만 섭취하고, 가공육은 아예 먹지 않는다”고 했다.

◇“적정 체중 유지 중요… 육류 섭취·음주 줄였다”
아주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이태균 교수는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특정 음식을 단기간 섭취하는 것보다 평소 식사 패턴을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식이섬유가 포함된 음식을 의식적으로 먹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특히 잡곡밥, 채소, 나물, 해조류, 과일처럼 식이섬유가 있는 음식 중 최소한 한 가지라도 식단에 포함한다. 식사 시간에도 신경 쓴다. 대장항문외과는 응급수술이 많고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려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늦은 시간에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야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비만이 대장암의 위험 인자인 만큼, 일정한 시간에 적당량을 먹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식사를 할 때는 식이섬유가 부족한 가공식품이나 대장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음주는 피한다.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량도 조절한다. 이태균 교수는 “나를 포함해,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고기를 완전히 끊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고기를 먹을 때는 가공육 섭취량은 줄이고 일반 육류도 과식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채소와 과일 섭취 늘리고, 평소 올바른 식습관 유지해야”
한양대병원 외과 박성실 교수는 채소나 과일 섭취를 위해 샐러드를 매일 챙겨 먹는다. 식이섬유 섭취를 통해 대장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만성 염증이 줄어들고, 암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박성실 교수의 설명이다.

고기를 먹을 때는 검게 탄 부분은 가급적 제거하고 먹는다. 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태우거나 직화로 조리하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나 헤테로고리 아민 같은 발암 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 탄 부분에는 벤조피렌 같은 물질이 들어있다. 가공육 섭취도 가능한 줄인다. 박성실 교수는 “이런 음식을 한두 번 먹는다고 바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암 예방을 위해선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식이섬유 많은 한식 선호, 배달음식 줄여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외과 손정탁 전문의는 바나나와 사과, 땅콩버터로 아침 식사를 한다. 점심과 저녁에는 배추, 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섬유질이 풍부한 반찬을 포함한 한식을 섭취한다. 밥은 가능한 현미, 귀리를 넣은 잡곡밥을 선택한다. 대변과 체내 노폐물이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손정탁 전문의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특정 음식을 먹는 것보다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식품을 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특히 소시지, 햄,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섭취하지 않는다. 품질 보존과 색 유지를 위해 첨가되는 아질산염 등이 체내에서 발암물질로 바뀌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정탁 전문의는 “배달이나 인스턴트 식품에도 가공육이 많이 들어있다”며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샐러드나 비빔밥처럼 가공육이 없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메뉴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음식 고루 섭취하고, 달콤한 음료 피한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철승 부원장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위해서는 장에 이로운 여러 음식들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우유, 토마토, 요거트, 견과류, 과일류를 챙겨 먹는다. 단백질은 가공육이나 적색육보다는 닭고기나 흰 살 생선, 달걀을 통해 섭취한다. 이철승 부원장은 “가공육은 염색체 내 텔로미어를 단축해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시키고, 적색육은 장 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염증성 용종이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육과 적색육 외에 섭취하지 않는 식품으로는 가당 음료를 꼽았다. 빈 속에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마시면 혈당이 올라가고, 고혈당이 유지되면 혈관 손상과 면역 저하, 염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철승 부원장은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질환이 생기면 대장에도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