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이상하다 했는데” 두 살 아들, 희귀 유전병… 무슨 일?

입력 2026.05.21 16:00

[해외토픽]

루벤 서클리
영국의 2살 아이가 걸을 때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희귀 유전병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니드투노우(Need To Know)
영국의 2세 아이가 걸을 때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희귀 유전병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Need To Know)’에 따르면, 런던 북부에 거주하는 루벤 서클리(2)는 평소 활달한 아이였다. 그러나 걸음마를 시작한 뒤 유독 발걸음이 불안정하고 자주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 캔디스 조르다니(33)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의료진은 성장 과정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루벤은 걷는 것을 멈추고 다시 기어다니기 시작했고, 가족은 이상함을 느껴 병원을 다시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루벤은 희귀 유전성 대사 질환인 ‘백색질이영양증’을 진단받았다. 백색질이영양증은 뇌의 여러 부위를 점차 파괴해 운동 기능과 인지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희귀 난치병이다. 현재 알려진 유일한 치료법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시행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루벤의 경우 치료 시기를 이미 놓친 상태였다.

캔디스는 “엄마로서 아이를 돕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이 병을 없앨 수 있는 약도, 치료법도, 잠시 쉬게 할 방법조차 없다는 사실이 가장 슬프다”고 말했다.

루벤이 진단받은 백색질이영양증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섬유를 감싸는 보호막인 백색질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거나 점차 파괴되는 희귀 유전성 질환이다. 뇌의 백색질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부위가 손상되면 뇌와 신체 각 부위 사이의 정보 전달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정 효소의 결핍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병한다. 주로 영유아기나 소아기에 발병하지만, 성인이 된 뒤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신경 신호 전달 체계가 무너지면서 신체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발달 지연, 보행 장애, 균형 감각 저하 등 운동 기능 이상이 주로 관찰된다. 질환이 진행되면 근육이 뻣뻣해지는 강직성 마비가 나타나고, 스스로 움직이거나 중심을 잡기 어려워진다. 이후 시력 저하, 청력 상실, 언어 장애 등 감각 및 의사소통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삼킴 장애가 동반돼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기도 한다. 대개 발병 후 3~4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려워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근육 강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삼킴 장애 환자를 위한 위관 영양 등 보조적 관리가 시행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거나 초기 단계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건강한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결핍된 효소를 공급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가 고려되기도 한다.

유전성 질환인 만큼 예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 중 백색질이영양증 환자가 있거나 원인 유전자 보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임신 전 유전자 검사와 상담을 통해 자녀에게 질환이 유전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기 진단이 이뤄질수록 치료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위험군에 대한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