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편하게 해준다” 식이섬유 풍부한 ‘이 곡물’, 뭐야?

입력 2026.05.21 05:40
보리밥 사진
보리는 혈당을 완만하게 오르게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혈당이 높아지면 심혈관과 췌장 건강에 무리가 간다. 보리를 섭취하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식이섬유 함량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보리는 100g당 17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이는 백미(0.4g), 현미(1.8g), 귀리(12g)보다 많은 양이다. 특히 보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곡류의 세포벽 속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은 소화가 될 때 장내에서 점도가 증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2020년 국제 학술지 ‘임상영양연구(Clinical Nutrition Research)’에는 보리 속 베타글루칸과 혈당 수치 간의 관계를 다룬 연구 논문이 실렸다. 연구진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흰쌀밥만, 다른 한 그룹에는 흰쌀밥에 보리를 50% 혼합한 식단을 먹게 했다. 검사식 섭취 후 180분 동안 혈당과 C-펩타이드 수치를 측정한 결과, 보리를 섞은 밥을 먹은 사람은 180분 시점의 C-펩타이드 수치가 낮았고, 혈당 반응 곡선의 아래 면적도 유의하게 적어 식후 혈당 및 인슐린 수치가 완만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베타글루칸의 높은 점도가 장내 음식물의 이동 속도를 늦춰 영양소의 소화 및 흡수를 크게 지연시켰다고 분석했다. 식품 섭취 후 소화·흡수 속도가 빨라져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인슐린 분비량이 늘어 췌장에 부담이 가중된다.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끈적해진 혈액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혈액 속 과도한 포도당이 지방 형태로 쌓이면서 살이 찌기도 쉬워진다.

베타글루칸은 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체내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소장 내에서 젤 형태로 변한 베타글루칸은 담즙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이로 인해 간은 새로운 담즙을 생성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사용하게 돼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다. 2020년 국제 학술지 ‘영양(Nutrients)’에 따르면, 중등도의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낮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성인에게 베타글루칸을 보충해 줬을 때, 평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4주 후 12.2%, 8주 후에는 15.1% 감소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매일 3g의 베타글루칸을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보리가 누구에게나 이로운 건 아니다. 보리는 호밀이나 밀처럼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글루텐이 위장관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셀리악병 환자는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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