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난리 난다” 뇌과학자 추천 ‘가성비 좋은’ 치매 예방법

입력 2026.05.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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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때보다 훨씬 복합적인 정보 처리 과정이 일어난다. 영상은 이미 완성된 장면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기존 뇌 회로를 활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독서는 글자를 해석하고 의미를 연결하며 기억과 감정을 동시에 동원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보다 영상이 더 익숙한 시대다. 숏츠와 OTT 콘텐츠는 몇 시간씩 소비하면서도,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뇌 건강에 있어 독서가 주는 효과를 다른 콘텐츠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17일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유튜브 채널 ‘책과 삶’을 통해 독서가 뇌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글을 보고 감정이 생기는 것은 신기한 일이고, 뇌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뇌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때보다 훨씬 복합적인 정보 처리 과정이 일어난다. 영상은 이미 완성된 장면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기존 뇌 회로를 활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독서는 글자를 해석하고 의미를 연결하며 기억과 감정을 동시에 동원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책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서 난리가 난다”며 “글을 이해하려고 기억력에서 정보를 가져오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뇌가 매우 활성화된다”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대식 교수는 “뇌의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를 계속 써야 하는데,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방법이 독서”라고 했다. 실제로 독서가 뇌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영국 리버풀대 문학 사회학과 필립 데이비드 교수 연구팀은 문장 구조가 복잡한 글을 읽을 때 뇌의 전기신호 활동이 증가하며 뇌가 활발히 자극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지 예비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지 예비력이란 뇌가 노화나 손상, 질환에도 기존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능력을 말한다. 독서를 하면 언어, 기억, 집중, 상상과 관련된 뇌 영역이 반복적으로 활성화되고 신경 회로가 강화되면서 뇌의 회복력과 유연성이 높아진다. 이 과정이 축적되면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완화 효과도 크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뇌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 손상이 촉진될 수 있는데, 독서가 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영국 서섹스대 인지심리학 연구팀이 독서, 산책, 음악 감상 등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비교한 결과, 독서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단 6분간의 독서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준이 68% 감소했고, 심박수와 근육 긴장도 역시 완화됐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루이스 교수는 “책은 사람들이 현실의 걱정과 근심에서 잠시 벗어나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독서의 뇌 건강 개선 효과에 있어 절대적인 시간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짧게라도 꾸준히 읽으면 도움이 된다. 일본 뇌 영상 과학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가 약 14년 동안 7만 명의 뇌를 추적 연구한 결과, 하루에 단 2분씩이라도 꾸준히 책을 읽은 사람에게서 기억력 향상과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소리 내 읽기는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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