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사이에서 ‘살 빼는 주사’로 불리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늘면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약물은 아직 청소년에게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처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성장기 안전성 논란도 제기된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대 대상 비만치료제 처방 점검 건수는 총 2만5150건으로 집계됐다.
10대의 마운자로 처방 점검 건수는 지난해 10월 380건에서 올해 3월 1888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처방 점검 건수는 8136건이었다. 같은 기간 위고비 처방 점검 건수는 914건에서 2213건으로 2.4배 늘었으며, 누적 처방 점검 건수는 1만7014건으로 조사됐다.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성인 기준 30㎏/㎡ 이상에 해당하고 체중이 60㎏을 넘는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게 식이요법·운동요법 보조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식약처는 청소년 환자에게 최대 내약용량 또는 주 1회 2.4mg를 12주간 투여한 뒤 BMI가 최소 5% 이상 감소하지 않을 경우 치료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위고비 경쟁 약물인 한국릴리의 마운자로는 아직 국내에서 청소년 적응증을 승인받지 않았다. 현재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은 진행 중이지만,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프라벨(허가 외 사용) 처방은 가능한 상황이다.
청소년은 성인 대비 비만치료제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더 높아 유의해야 한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해 “청소년은 성인보다 담석증·담낭염·저혈압 등의 부작용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영양 섭취 부족과 급격한 체중 감소가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허가 범위 내 사용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비만치료제 사용이 반드시 의학적 필요성과 치료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 체형 관리나 외모 스트레스 해소 목적의 투약은 성장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급격한 체중 감소가 영양 불균형, 근육량 감소,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 안전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약물 사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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