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매 달 온몸 퉁퉁 붓는 30대 女… 무슨 일?

입력 2026.04.14 07:00

[해외토픽]

클레어 티터링턴
영국의 30대 여성이 교통사고 이후 희귀 질환인 유전성 혈관부종을 겪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영국 매체 ‘더선(The Sun)’
영국의 30대 여성이 교통사고 이후 희귀 질환인 유전성 혈관부종을 겪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The Sun)’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주에 거주하는 클레어 티터링턴(37)은 5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사고는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몇 달 뒤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클레어의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붓기 시작한 것이다. 응급실을 찾았을 당시 의료진은 이를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알레르기 약물인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클레어는 “증상이 시작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한다”며 “눈이 감겨 앞을 아예 볼 수 없고, 머리가 4배는 커 보일 정도로 붓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부종은 내장에도 발생했다. 그는 “내장 부종으로 인한 복통은 배를 움켜쥐고 쓰러질 정도로 심하다”며 “체육교사라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증상이 시작되면 산책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정확한 병명은 사고 이후 수년이 지난 2026년 초에야 밝혀졌다. 진단 결과는 ‘유전성 혈관부종’이었다. 의료진은 신체적 외상과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가 질환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클레어는 “의사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겪은 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 떠오른 건 교통사고뿐이었다”며 “몸속에 잠재돼 있던 질환이 특정 계기로 드러난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증상이 재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레어가 앓고 있는 유전성 혈관부종은 체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C1 억제제가 결핍되거나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유병률은 약 5만 명당 1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모 중 한 명이 환자일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에 달한다. 다만, 가족력이 없어도 돌연변이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예고 없이 나타나는 부종이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시작돼 보통 2~5일간 이어진 뒤 서서히 가라앉는다. 부종은 주로 생식기, 눈가나 입술 등 안면부, 손과 발처럼 피부가 얇은 부위에 발생하며, 위장관 점막에 생길 경우 극심한 복통과 구토를 유발해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특히 후두가 부으면 호흡 곤란으로 이어져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인 혈관부종과의 차이도 분명하다. 대부분의 혈관부종은 알레르기성으로, 두드러기를 동반하고,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한다. 반면 유전성 혈관부종은 두드러기가 나타나지 않으며, 이러한 약물에도 효과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급성기 치료를 위해서는 이카티반트 성분 주사제를 투여한다. 평소 발작 빈도가 잦다면 혈장 유래 C1 억제제나 단클론항체 제제를 정기적으로 투여해 관리한다. 일상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이나 내시경 검사, 발치 등은 응급 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시술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또한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