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넘어 치유… 협진으로 안전한 출산, 편안한 케어도

입력 2025.01.08 07:01

[주목! 이 병원] 이대엄마아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 케어… 지난 5월 개원
24시간 연락 가능한 '핫라인', 전국서 환자 전원

초극소 저체중아 생존, 이른둥이 캥거루 케어도 신경
샴푸실 등 세심한 서비스 제공… 만족도 높아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고령 임신이 증가하면서 고위험 임신율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케어하기 위해 이대엄마아기병원이 지난 5월 개원했다. 대학병원급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컨셉의 병원이다.

이대엄마아기병원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집중 케어한다. 이대엄마아기병원 박미혜 병원장은 “4개 센터 의료진이 발빠른 협진과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산모와 신생아가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위험 임신부가 안전하게 분만하려면 여러 과가 협진해야 하고, 고위험 신생아 역시 출생 직후부터 집중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대엄마아기병원 박미혜 병원장은 "고위험 임신부와 신생아는 주로 대학병원에서 분만과 치료·관리가 이뤄져 왔는데, 중증 환자 위주의 대학병원에서는 맞춤형으로 쾌적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산모와 신생아가 편안한 시설에서 지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대엄마아기병원을 개원했다"고 말했다.

합병증 많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 케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신중독증, 조산 등 엄마의 상태에 따라 태어날 아기에 대한 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이대엄마아기병원에는 고위험 산모를 케어해주는 산과, 내·외과, 중환자의학과가 있고, 고위험 신생아를 치료·관리하기 위해 소아감염, 소아내분비 등 소아청소년과 분과와 소아흉부외과, 소아영상의학과, 소아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안과, 소아재활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모두 다 협업을 하고 있다. 센터로는 고위험산과센터, 고위험신생아집중치료센터, 산과출혈센터, 아기수술센터, 애드먼즈간호교육센터로 구성돼 있다. 각 센터는 실시간으로 환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자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면 신속하게 대비한다. 일례로 태어날 아기가 선천성 심장병 등 출생 후 수술이 필요하다고 사전에 판단된다면 소아흉부외과, 소아외과 등의 의료진이 최적의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운다. 엄마가 전치태반, 자궁이완증 등 산후출혈 기미가 보인다면 최악의 경우 사망 위험도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외과, 중환자의학과 의료진이 협진을 준비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이대엄마아기병원 분만 건수는 늘고 있다. 개원 후 6개월 만에 분만 건수가 1000건 이상 늘었으며, 이 중 60∼80%가 고위험 산모의 분만이었다.

박미혜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24시간 핫라인 전원 시스템'을 구축, 서울을 비롯해 경기·인천·충청도 분만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산후 출혈, 조기진통이 있는 임신부의 전원을 받는 등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아기수술센터도 활성화해 신생아 토털 케어가 가능한 병원"이라고 말했다.

22주차 초극소 저체중아 '세 쌍둥이' 출산

지난 10월 초극소 저체중아로 태어난 세 쌍둥이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백일잔치를 하고 퇴원했다. /이대엄마아기병원 제공
이대엄마아기병원에는 신생아 전문의 7명이 돌아가면서 365일 24시간 아기들을 돌보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이른둥이 치료는 국내 최고 수준. 지난해 이대엄마아기병원에서는 임신 22주차 세 쌍둥이가 각각 440g, 540g, 460g의 '초극소 저체중아(출생체중 1000g 미만)'로 출생했다. 심장, 눈, 폐 등의 장기가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자라지 않은 채 태어났기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하고 심장박동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한다. 신생아 파트 의사의 풍부한 치료 경험과 전문 간호사의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세 쌍둥이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집중적으로 케어해 첫째와 둘째는 큰 수술이나 합병증 없이 각각 생후 120일, 140일 만에 2.3㎏, 2.2㎏이 되어 퇴원했다. 셋째는 뇌실내출혈이 생겼지만 소아신경외과와의 빠른 협진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생후 140일 만에 2.5㎏으로 퇴원했다.

이대엄마아기병원 고위험신생아집중치료센터 심소연 센터장(소아청소년과)은 "세 쌍둥이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다 함께 백일잔치를 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미혜 병원장은 "이른둥이는 100일 이상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와 아기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없다"며 "이대엄마아기병원에서는 면회를 통해 부모가 아기를 안아주며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캥거루 케어부터 수유 연습 등 아기가 퇴원 후에도 가정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치료 넘어 치유까지… 쾌적한 의료서비스 제공

이대엄마아기병원에서는 안전한 분만과 치료는 기본이고, 여기에 마음까지 치유받을 수 있도록 쾌적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족분만실은 1인실로, 임신부가 진통·분만·회복의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시행한다. 기존에 VIP병동을 산모 병실과 신생아실로 리모델링 하면서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남편이 산모의 머리를 감겨줄 수 있는 공간인 샴푸실도 만들어놨다. 음압기도 설치, 호흡기 감염을 가진 임신부들의 안전한 분만을 도와준다. 출입 통제 시스템을 통해 감염 예방과 신생아 유괴 방지 등의 안전적인 측면을 더욱 강화했다.

최첨단 장비들도 구비돼 있다. 진통 대기실과 고위험 산모 병실 침상에는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자 태아 심음 장치가 배치돼 있다. 산모와 태아의 생체징후를 의료진이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상시 관찰하면서 응급상황을 예측·대비하고 있다.

박미혜 병원장은 "이대엄마아기병원은 고위험산모와 신생아를 집중 케어하고 치료를 넘어서서 치유까지 할 수 있는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저출산이 국가적으로 위기가 되고, 필수 의료가 붕괴되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모든 엄마와 아기들 치유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앞장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