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배도 안 나왔는데 30주 진단”… 당사자도 모르는 ‘수수께끼 임신’ 왜 생기는 걸까?

입력 2024.12.02 15:52

[해외토픽]

둘째를 임신한 지 7개월 됐을 때 베스 크라우더의 모습과 둘째 아들 사진
베스 크라우더(25)는 작년 8월 첫째를 낳고 3주 뒤 둘째를 임신했지만, 임신한 지 30주가 지나도 그 사실을 몰랐다. 둘째를 임신한 지 7개월 됐을 때 베스 크라우더의 모습과 둘째 아들 사진/사진=더 선
영국 20대 여성이 임신한 지 30주가 지나도 임신 사실을 몰랐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베스 크라우더(25)는 작년 8월 첫째를 낳고 3주 뒤 둘째를 임신했다. 크라우더 부부는 원래 첫째를 낳고 2년 정도 지난 뒤 둘째를 낳기로 정했다. 그런데, 출산 후 8개월 지났을 때 극심한 복통에 시달린 크라우더는 병원 검진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은 그에게 임신 30주차이며, 6주 뒤 출산예정일이라고 전했다. 크라우더는 “증상이 전혀 없었다”며 “둘째를 맞이할 준비 시간도 촉박했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크라우더가 ‘수수께끼 같은 임신(cryptic pregnancy)’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크라우더의 배는 32주가 될 때까지 나오지 않았으며, 그는 그때까지도 스몰 사이즈 옷을 입어 자신의 신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크라우더는 결국 지난 7월 둘째 아들을 낳았다. 그는 “벌써 아이가 두 명이니 충분하다”며 “몸 자체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버티느라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베스 크라우더처럼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를 ‘수수께끼 같은 임신’이라고 한다. 보통 4~12주가 지나면 임신 사실을 알지만, 수수께끼 같은 임신의 경우에는 임신 후반기에 되어서야 임신을 알아차린다. 심할 경우 출산 직전에 알아차리기도 한다. 수수께끼 같은 임신은 임산부가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일반적인 임신과 똑같은 과정을 겪는다. 다만, 입덧을 할 경우 임신을 의심하지 않고 상한 음식 등을 원인으로 생각하고, 생리 중단이 나타날 경우 임신이 아닌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탓하는 경향을 보인다. 수수께끼 같은 임신을 겪는 임산부는 배가 나와도 일반적인 임산부보다 적게 나와 이를 체중 증가, 복부팽만 등으로 여기기도 한다.

수수께끼 같은 임신은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보통 베스 크라우더처럼 최근에 출산해서 생리가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남으면 배란이 안 돼 임신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런데, 분만 후 30일 내로 배란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임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이 경우 임신했다는 사실을 지나칠 수 있다. 이외에도 다낭성난소증후군 같은 질환이 있으면 이미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쉽게 임신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임신 증상을 폐경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피임약을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임신 경험이 아예 없는 경우에도 임신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수수께끼 같은 임신은 비교적 드물다. 475건 중 1건은 임신 20주가 될 때까지 모르고 지나가며, 2500건 중 1건은 분만 때까지 임신 사실을 모른다. 이를 막으려면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임신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테스트기를 사용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