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지지’ 의료계, “집회 의료 지원에 심리 상담도 진행한다”

입력 2024.12.13 19:07
집회 현장
촛불집회 현장./사진=연합뉴스
의료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현장에서 의료 지원을 한다. 계엄 사태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는 보건소도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집회 현장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추운 날씨에 대규모 인파가 밀집하는 만큼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의료지원단을 꾸려 현장 대응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 촛불집회 시민쉼터에서 의료봉사를 한다. 내과·외과 의사 각 1명이 상주하면서 시민과 경찰의 건강을 돌보고 안전사고 등에 대응할 예정이다. 의약품과 진료 물품도 충분히 준비하기로 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시민은 물론 집회 현장의 질서 유지를 위해 많은 경찰들이 투입되다 보니 시위 열기가 높아질 경우 자칫 시민들과 경찰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경찰도 대한민국의 국민인 만큼 경찰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도 우리 의료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도 의료지원에 동참한다. 비대위원과 의대·병원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참석해 현장에서 필요한 응급처치 등을 할 예정이다. 대전협 비대위는 사직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 10여명으로 의료지원단을 구성해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다.

한편, 과천시보건소 산하 과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계엄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군부대,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센터 공식 SNS 채널 등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이라는 제목의 심리치료 프로그램 홍보 이미지가 올라와 있다. 함께 게재된 게시글에서 센터 측은 “최근 국가 비상사태 이슈로 트라우마, 스트레스, 불안감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부대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분 등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료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심리 상담은 비상계엄 때 중앙선관위에 있었던 사람들과 침투한 군인 모두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취지로 비친다. 중앙선관위 중앙청사와 침투한 계엄군이 소속된 국군방첩사령부는 모두 과천지역에 위치해 있다.

의료계는 이번 내란 사태가 국민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전날인 12일,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동료 시민의 일부를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해 공동체 내 분열·적대를 부추기는 듯한 계엄 담화는 국민의 마음에 큰 환멸감과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심리적 충격을 치유하고 사회 통합과 공동체 복원을 도모할 수 있는, 일회성이 아닌 근거 기반의 체계적인 정신건강 정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