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 급증… 황반변성, 노안과 혼동하면 실명 위험

노인 인구가 증가하자 노인성 안과 질환인 황반변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7년 약 16만명에서 2021년 36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질환이다. 황반에 축적된 노폐물 때문에 시세포가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인 혈관이 만들어져 시력이 저하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완치 개념이 없어 예방과 조기 진단이 최선이다. 문제는 황반변성의 증상이 단순 노안과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에 이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직선 휘어보이는 증상이 특징

황반은 빛을 감지하는 망막이라는 신경조직 중에서도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약 1.5㎜의 반지름을 가지는 타원형 조직으로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빛을 감지해 밝기와 색을 느끼는 시세포, 광수용체가 집중돼 있다.이러한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시야가 흐릿하고 직선이 휘어져 보이며 명암과 색깔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초기 황반변성은 증상이 없다. 사물이 찌그러지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증상도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나타난다. 특히 한쪽 눈에만 황반변성이 발병했을 때는, 반대 눈을 가리고 확인하지 않는 한 눈의 이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글자에 공백이 생기거나 시야 중심 부분이 지워진 듯 보인다면 비가역적인 시력저하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황반변성 조기 발견을 위한 간단한 자가 검진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가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격자무늬시표를 30㎝ 간격에서 한쪽 눈을 가린 채 중앙의 검은 점을 응시했을 때 선이 휘어지거나 보이지 않는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안과에 방문하는 경우 안저검사 및 빛간섭단층촬영술,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 정밀 검사를 통해 황반변성 여부를 알 수 있다.

◇초기에 치료 받아야 호전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이는 게 원인이다. 전체 황반변성의 90%를 차지한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 부위에 비정상 신생 혈관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대부분 실명의 원인은 습성 황반변성이다. GS안과 망막센터 박성욱 원장은 "건성 황반변성도 방치하면 습성 황반변성으로 악화되거나 지도상 위축(시세포 소실)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들은 알려졌다. 망막 가족력, 고도근시,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흡연 등이다. 박성욱 원장은 "평소 항산화제가 들어있는 눈 영양제를 섭취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황반변성은 초기에 발견하고 잘 치료받는다면 70~90% 호전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눈이 침침하거나 흐릿하다면 단순 노안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망막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박성욱 원장 온라인 상담소 운영… 망막질환자와 소통

매번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박성욱 원장은 온라인 상담소를 운영하며 환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망막질환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질문을 남겨놓으면 답변하는 식인데 환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블로그 등을 통해 전문적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