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만 하면 오로라색 불꽃이… ‘이 가루’ 안전한 걸까?

입력 2022.09.24 12:00

고농도 중금속 흡입하게 될 수도

오로라 불멍
오로라 불멍으로 유명해진 오로라 가루를 이용할 땐 반드시 실외에서 연기를 피하면서 이용해야 안전하다./사진=아마존
#'와아~' 파란색, 초록색 색색깔 불꽃이 캠핑장을 밝히자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마치 마술사처럼 불꽃 색깔을 바꾼 사람은 조금 뒤 색이 사그라지자 정체불명의 가루를 불 위에 뿌렸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 색의 불꽃이 너울거렸다.

최근 캠핑 인구가 늘면서 관련 캠핑 문화도 성행하고 있다. 불꽃색을 바꾸는 일명 '오로라 가루'도 그중 하나다. 매직파이어, 오로라 불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마냥 즐기면 안 되겠다. 눈에는 아름다울지 몰라도 우리 몸에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양각색 불꽃, 금속 반응으로 유발돼
불꽃에 색을 입힌 방법은 금속 불꽃반응으로 설명된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알칼리 금속이나 알칼리토금속은 불꽃에 넣으면 특유의 불꽃색이 나타난다"며 "금속을 구성하는 전자가 열로 에너지를 얻었다가 뱉어내면서 색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금속마다 내는 불꽃색이 다른 이유는 방출하는 에너지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큰 에너지를 방출할수록 짧은 파장의 빛을 내게 된다. 보라색, 남색,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순으로 파장이 짧다. 대표적으로 구리가 파란색, 바륨은 초록색, 나트륨은 노란색, 칼슘은 주황색, 스트론튬과 리튬은 빨간색을 내고, 여러 금속 혼합물로 색을 섞어 보라색 등을 구현한다.

간혹 제품 성분에 금속 없이 이산화규소, 전분, 식용색소(brilliant blue, tartrazine 등)가 나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제품은 색이 잘 안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덕환 교수는 "이산화규소는 투명한 색깔의 불에 안 타는 물질이고, 식용색소는 태우면 색이 안 나타나며 전분은 이 물질들이 불에 타도록 연료 역할로 넣었을 것"이라며 "색이 잘 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꽃 반응시키면 진하고 분명한 색이 나오곤 해 대부분 제품이 이 반응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 후 남은 금속 물질 주의해야
이용할 땐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는 "애초에 연소할 때 나오는 물질을 흡입하면 그 자체로도 건강에 좋지 않다"며 "금속 물질은 당연히 위험할 소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제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한 오로라 가루의 유해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는 없다. 그러나 똑같은 반응을 하늘에서 하는 불꽃놀이로 설명할 수 있다. 불꽃놀이를 한 뒤 공기 중 오염 물질 농도를 측정하면 ▲연소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온실가스 ▲미세먼지 ▲금속 반응 후 남은 금속염 에어로졸 등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특히 불꽃 반응 후 남는 중금속이 문제다. 에어로졸, 고체 등 여러 형태로 남는다. 한 연구에서는 불꽃놀이를 한 지 1시간 이내에 공기 중 스트론튬 수치는 120배, 마그네슘은 22배, 바륨은 12배, 칼륨은 11배, 구리는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로라 가루는 이보다 미량이겠지만, 불꽃놀이처럼 여러 구간에 퍼지지 않고 한 곳에 집중돼 모여있으므로 오히려 고농도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흡입하거나 섭취하면 이런 금속들은 구토, 설사, 천식 발작, 신장질환, 심장 독성 등 다양한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 연구팀이 불꽃놀이에서 모인 입자로 동물 실험과 인간 세포 실험을 진행했더니,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가 늘어 기관지 상피에 염증 반응을 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금속 성분 가스가 특히 위험할 수 있다는 몰타 공립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호흡기 질환자는 오로라 가루 사용을 삼가야 한다.

◇실외에서 포장재째로 넣어야
그나마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가루로 불 속에 넣기보단, 포장재를 뜯지 말고 그대로 넣는 게 낫다. 가루 형태가 호흡기에 흡입되거나 피부에 그대로 날아와 자극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덕환 교수는 "실내가 아닌 반드시 열린 공간에서 사용해야 하며, 실외에서도 가능하면 바람이 부는 반대편에 앉아 연기가 날아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금속 산화물이 강한 독성을 띠지는 않지만, 호흡기로 들어가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평소 호흡기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불꽃 가까이 가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KF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제품 성분도 따져봐야 한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 연구팀 실험에서 특히 유해했던 제품에는 납(Pb)이 들어있었다. 불꽃을 다 본 뒤, 가루를 치울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금속산화물이 날려 주변에 퍼지지 않도록 잘 밀봉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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