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많은 '자가검사키트' 꺼내든 정부… 지난해와 상반된 입장, 왜?

입력 2022.01.11 10:53

"민감도 낮고, 확진 사실 숨길까 우려"
사용 대상 검토… 구매·확진자 관리 필요

코로나19 검사소
지난 9일 코로나19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DB

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활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무증상자 위주로 자가검사키트를 보다 폭넓게 활용함으로써, 높은 전염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이에 따른 검사 역량 부족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방침은 지난해와 상반된 입장이다. 지난해 델타 변이가 한참 유행일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조적 수단으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질병청, 교육부, 서울시의회 등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대다수 전문가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특히 코로나 양성 환자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는 확률이 있는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면 방역에 큰 혼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올해는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을 대비해 자가검사키트 활용하겠다고 하자, 일각에서는 정확도가 낮은 자가검사키트 활용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무증상자 대상으로 자가검사키트 보완적 사용”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경우 PCR 검사를 진행하되, 무증상자 등에 대해서는 신속항원검사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등 진단검사에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계속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검사 역량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정부는 지금과 같이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보완 차원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등 새 대응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과 미접종자는 우선순위에 따라 PCR 검사를 실시하고, 이밖에 무증상자 등에게는 일차적인 수단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한 후 양성 확인 시 PCR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에서 거주 중인 이들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통제관은 요양병원·요양시설을 예로 들며 “현재 해당 시설 종사자에 대해 수도권은 주 2회, 비수도권은 주 1회 진단검사를 진행 중인데, 검사 사이사이에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학교 등 집단감염이 용이한 시설에 대해서도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자가검사키트 사용이 확대될 경우 비용 지원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의도 알겠으나… 민감도 낮고, 확진 사실 숨길까 우려”
자가검사키트는 신속항원검사법을 활용해 스스로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 도구다. 키트에 콧물, 가래 등 비말을 떨어뜨려 항원-항체 반응으로 결과를 알 수 있다. 다만 낮은 정확도와 위양성·위음성 문제 등으로 인해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이어져왔다. 검사소 방문 없이 스스로 검사한 후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나,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져 자칫 위양성으로 인한 감염 확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발표 후에도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 사용 확대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는 “당장 검사 역량을 확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위험군 위주로 PCR 검사를 집중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문제점을 먼저 해결하고 사용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채취하는 검사보다 민감도가 10~20% 떨어질 뿐 아니라, 검사 결과 해석 오류와 자가검사키트 양성 판정 후 이를 숨기는 문제 또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가검사키트의 정확한 민감도를 두고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제조사가 허가 기준을 통과하면서 밝힌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는 90% 이상이지만,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민감도는 17.5%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제조사가 발표한 수치는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제한적인 시험 환경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제품(진단키트)이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 시험 당시보다 정확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환자군이 다양해질수록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사용 도움 안 돼… 사용 후 확진자 관리 필요”
자가검사키트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도 일정 부분 필요성을 인정한다. 정부 발표대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될 경우 생각보다 빨리 검사 역량이 한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 역량 확충을 이유로 단순히 자가검사키트 활용을 확대하기보다, 활용 확대에 앞서 사용대상에 대한 검토와 자가검사키트 구매·확진자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에 확실히 노출되고 증상이 명확한 경우 자가검사키트도 정확도가 60% 정도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같은 집단에 일부 제한적으로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중에게 일회성으로 하는 경우에는 정확도가 낮아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구매자를 확인하고 검사 결과(양성)를 국가에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며 “자가검사키트 사용을 확대하려면 이 같은 시스템을 먼저 마련하는 동시에, 검사 확대에 따른 대규모 확진자 증가와 이로 인한 의료 역량 과부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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