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의 주요 위험인자 COPD, 나이 탓 방치하면 안 돼

입력 2021.12.19 18:00
폐 검사 결과 사진을 들고 있는 의사
폐암의 주요 위험인자인 COPD는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치료 효과가 좋다./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의 원인은 담배'라고 외치던 시대는 갔다. 담배가 폐암을 유발하는 건 맞지만, 담배가 모든 폐암의 원인은 아니다. 폐암은 여러 요인에 의해 생긴다. 그 중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잘 모르고 간과하는 질병이 있는데, 바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다.

COPD란, 주로 장기간 흡연하는 사람의 기도(氣道)가 좁아지고 폐포가 막히면서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COPD를 방치하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질식 상태에 이르거나, 체내 산소 공급 부족에 따른 온갖 합병증이 생겨 사망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COPD에 걸릴 수 있고, COPD가 있으면 폐암이 위험이 올라간다. 삼성서울병원에서 40~84세 33만8000여 명을 7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COPD 환자의 폐암 발병 위험이 비(非) COPD군보다 3.12배로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폐암을 일으키는 대표적 위험 요인인 흡연력을 따로 떼어놓고 봐도 마찬가지였다.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COPD가 폐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을 때, 같은 비흡연자인 경우라도 COPD 환자의 폐암 발병 위험이 2.67배로 높았다. COPD가 폐암의 주요 발병 인자인 것이다.

COPD 초기에는 비탈길을 걸을 때 숨이 차다가 점차 평지를 천천히 걸어도 숨이 차고,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가빠진다. COPD에 일단 걸리면 현대 의술로도 폐 기능을 원상 회복시키거나 병의 진행을 완전히 중단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일상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폐기능이 떨어지기 전에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0년 동안 하루에 한 갑 이상 흡연한 40세 이상은 반드시 COPD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량이 많지 않거나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간접 흡연한 사람도 위험하다. 기침·가래를 3개월 이상 하는 증상이 2년 연속 나타나거나 숨쉬기가 점점 힘들다면 COPD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나이 탓으로 방치하면 안 된다.

COPD 검사가 필요한지 쉽게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정상인은 5층 이상을 걸어서 올라가야 호흡이 가빠지는 반면, COPD 환자는 경증이라도 3층 이하에서 호흡곤란을 느끼게 된다.

COPD는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법이 간단하고 효과도 좋다. 당장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흡연 여부와 상관 없이, 치료 방법은 상태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호흡 곤란이 거의 없는 초기로, 증상이 나타날 때만 기관지를 넓히는 흡입제를 쓴다. 2단계는 운동할 때 호흡곤란을 느끼는 상태로, 기관지확장제를 매일 투여한다. 복식호흡이나 호흡근훈련기구 등으로 호흡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3단계는 평상시에도 호흡곤란을 느끼는 상태로, 스테로이드흡입제를 추가로 쓴다. 4단계는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있는 상태로, 저산소혈증·폐동맥고혈압·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기 쉽다. 약물 외에 산소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기 감염은 COPD를 갑자기 악화시킨다. 초기라도 COPD가 있으면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게 좋다. 초기부터 가벼운 등산이나 노래부르기, 관악기 연주 등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생활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평소 집이나 사무실에 산소발생기를 설치해 하루 15시간 이상 산소치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