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기억 잃는 '블랙아웃'… 반복되면 ○○ 걸린다

입력 2021.11.24 23:00

엎드린 남성
잦은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은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음주 후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면 당장 술을 멀리해야 한다. 잦은 블랙아웃은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블랙아웃, 뇌세포 파괴됐다는 신호
블랙아웃은 단기 기억 상실의 일종이다. 우리 몸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곳인 해마가 알코올에 의해 마비되면서 발생한다. 뇌가 기억하려면 해마 내의 신경전달 물질이 작동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알코올은 이를 방해한다. 알코올은 기억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뇌세포도 파괴된다.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같은 성분이 뇌의 여러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뇌세포가 파괴되면 뇌의 이랑(뇌 주름에서 튀어나온 부분)이 평평해지고 뇌 안의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져 인지기능이 저하된다. 블랙아웃은 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그러므로 잦은 블랙아웃은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란?
알코올성 치매는 잦은 알코올 섭취로 뇌기능이 저하해 발생하는 치매다. 노인성 치매에 비해 폭력적인 특성을 보인다. 알코올이 전두엽까지 파괴하기 때문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영 교수는 "전두엽은 우리 뇌에서 인지, 감정 등을 조절하는 곳"이라며 "전두엽이 파괴되면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져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 중 10%가 겪고 있는데 비교적 젊어도 걸릴 수 있다. 40대는 물론 30대 환자가 보고될 정도다. 노인성 치매와 달리 치료가 쉬울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한 번 파괴된 뇌세포를 복구하기란 어려워 제한적인 치료만 가능하다.

한편, 알코올에 의한 뇌 손상은 베르니케 코시코프 증후군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은 비타민B1(티아민)의 분해를 촉진하는데, 잦은 알코올 섭취로 체내 티아민 흡수율이 저하되면 베르니케 코시코프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허성영 교수는 "베르니케 코시코프 증후군은 보행 장애나 인지 장애가 특징인데, 이게 또 노인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아웃 예방하려면?
블랙아웃을 예방하려며 술은 한 잔이라도 먹지 않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먹어야 한다면 마시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블랙아웃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15%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더라도 많지 않은 양을 천천히 먹는 게 좋다. 또 한 번 음주를 한 뒤에는 뇌세포와 간이 회복될 수 있게 72시간 정도는 금주해야 한다.

종종 주량을 늘려 블랙아웃에 익숙해지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헛수고다. 사람마다 블랙아웃을 겪는 정도가 다른 이유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양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알코올 분해 효소(알코올 탈수소효소,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는 후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 허성영 교수는 "주량이 늘어나는 느낌은 대사 과정에서 뇌가 알코올에 적응했을 뿐, 사람이 블랙아웃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량이 늘면 그만큼 알코올 섭취가 증가해 더 많은 뇌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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