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남성 증가세… 정자은행 필요성 도마위에

입력 2021.10.07 17:30

난임 진단 남성 환자 4년새 25% 증가
온라인 불법 정자거래 의심 차단 4년새 17% 증가

정자
난임 남성이 증가하면서 공공 정자은행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해 11월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사유리씨는 “한국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을 합법적인 길이 없어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사유리씨 사례로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자은행의 필요성이 한차례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유일하게 공공 정자은행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공공 정자은행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을 했다. 최근 난임 남성이 증가세에 있으며, 온라인 불법 정자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신현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 대책으로 난임부부의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만큼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이제는 공공 정자은행 설립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노력과 함께, 제도 개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남성 난임 인구 증가

난임 진단을 받은 남성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난임 진단 받은 남성 환자는 7만 9251명으로 2016년 6만 3598명 대비 24.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난임 여성 환자는 15만 9210명에서 14만 9936명으로 5.8% 감소했다. 남성 난임으로 시술비를 지원받은 사람 비율도 2016년 13.4%에서 2020년 17.2%로 3.8% 증가했다. 정자 공여가 필요한 난임 부부의 사례는 매년 660년 건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불법 정자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돈을 받고 정자를 팔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매매 게시물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 것.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불법 정자·난자 매매 게시글에 대한 삭제요청 수는 2016년 344건에서 2020년 406건으로 18% 증가했다. 특히 정자 판매 및 구매의뢰는 지난해 120건으로 2016년 103건에서 비해 16.5% 증가했다.

◇정자 불법거래 양산… 정자은행 제도화 돼야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유일하게 공공정자은행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정자 제공자에게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난임 부부가 직접 정자를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고, 지금 같은 규제 속에서 불법으로 정자를 거래하는 ‘블랙마켓’을 양산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 정자 제공자의 학력과 직업, 건강상태 등을 속여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워 기증받는 난임 부부의 안정과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신현영 의원은 “최근 남성 난임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자를 상업적으로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정자의 불법 거래를 근절하고 정자 공여 과정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공 정자은행 시스템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다른나라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정자은행 제도화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모자보건법, 생명윤리법 등을 검토해야 하고, 비혼 출산 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