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 대한양악수술학회 회장 인터뷰·

주걱턱, 무턱 등 때문에 양악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악수술은 단순히 미용 목적이 아니라 씹는 기능까지 고려해야 하는 수술이다. 그러다보니 전통적으로 양악수술은 성형외과 보다는 치과, 정확하게는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중점적으로 해왔다. 양악수술은 정확한 용어는 '악교정수술'로, 치과에서 100년 이상 하고 있는 치료다.
최근 치과 단체(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양악수술학회, 대한악안면성형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가 양악수술과 관련된 오해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백운봉 대한양악수술학회 회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백 회장은 2019년 치과 교정학 관련 논문 8편을 AJODO(미국교정학회지) 등 SCI급 저널에 게재하는 등 국제적으로 활발한 임상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양악수술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정작 어떤 수술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양악수술이란 용어 자체는 학술적인 단어도 아니고 새로운 수술도 아니다. 악(顎)이 턱을 뜻하니까 양악(兩顎)은 양쪽 턱, 그러니까 위 아래 턱을 말한다. 양악수술이란 ‘위 아래 턱을 모두 이동하는 수술’이라는 의미다. 위, 아래 턱 중 한 쪽만 하는 ‘편악수술’도 있다. 예를 들어 주걱턱도 아래 턱만 나온 경우라면 편악수술을 하게 된다. 양악수술이나 편악수술은 모두 턱을 교정한다는 의미에서 ‘악교정수술’이라고 부르는 게 학술적으로 정확하다고 본다. 턱에는 치아가 이식돼 있고, 그 기능은 저작(씹기)다. 그래서 악교정수술은 턱과 치아교합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100년도 더 된 오래 전부터 치과에서 해왔던 수술이다.
-양악수술은 어떤 환자에게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나?
악교정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다양하다. 얼굴과 턱의 위치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모두 해당된다. 아래 위 턱이 각각 나오거나(돌출) 들어가고(후퇴), 옆으로 틀어진(비대칭) 경우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걱턱(아래 턱이 나오거나 윗 턱이 들어간 경우), 돌출입(위 아래 턱이 모두 나온 경우), 무턱(아래 턱이 들어간 경우), 안면비대칭 등이 있다. 한 가지만 해당되는 경우가 있고, 여러 가지 양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술이 바로 악교정수술이다. 최근엔 수면무호흡증을 해결하는 목적으로 기도를 넓히기 위해 위 아래 턱을 앞으로 내미는 수술(양악전돌술)도 시도하고 있다.
-양악수술 전후에 교정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턱에는 치아가 심어져 있다. 사실 한 몸처럼 다뤄야 한다. 양악수술을 하면 턱 전체를 잘라서 움직이므로 치아와 교합이 전혀 맞지 않게 된다. 당연히 치아의 위치를 맞춰 주는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턱이 이상적인 위치로 이동하는데 치아가 걸려서 방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 교정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다. 보통 양악수술에 앞서 약 6개월~1년간 치아교정을 해서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치아를 움직여 놓고 교정장치를 부착한 그대로 양악수술 한다. 그리고 수술 후 1개월 정도 지난 뒤부터 치아교정을 계속 진행하여 마무리하게 된다. 총 기간은 1~2 년 정도 걸린다. 최근 수술하기 전에 교정을 아주 간단하게 하고 수술을 조기에 하는 ‘선(先)수술 기법’이 많이 발달하여 전체 기간이 많이 짧아졌다.
-여전히 양악수술은 미용 목적으로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미용과 입의 기능은 어느 것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양악수술은 치아를 포함한 턱을 움직이는 수술이므로 교합과 치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미용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부정교합, 저작장애, 치아 및 턱관절 손상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 미용을 개선시키도록 수술을 디자인하면서 치아도 잘 맞게 하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양악수술이 다른 안면 미용수술(윤곽수술 등)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이 있나?
윤곽수술은 치아를 움직이지 않고 턱의 외형만 다듬는 수술을 말한다. 물론 치아 및 교합에 문제가 없고, 골격에만 문제가 있을 때 가능한 수술이다. 그러나 골격에 이상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치아 및 교합에도 문제가 있다. 턱이 틀어져 있으면 치아도 틀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경우 외형만 개선하는 수술을 할 경우 교합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교합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턱이 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 있다. 또한 턱에는 저작에 관여하는 근육이 붙어 있기 때문에 윤곽수술이 저작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양악수술과 윤곽수술은 다른 수술이긴 하지만 총체적으로 모든 것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환자들이 걱정하는 양악수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어떤 것인가?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턱의 기능은 저작이기 때문에 양악수술의 대표적인 부작용도 그와 관련돼 있다. 저작장애, 턱관절 손상, 신경손상 등이 있을 수 있겠고 수술하면서 치아를 손상시키는 일도 발생한다. 그런 부작용의 발생확률과 심각도, 그리고 양악수술로 얻는 이득을 따져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당연히 그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양악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중인 환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병원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양악수술을 잘 하는 병원을 고르는 방법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 전문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두 과가 반드시 같은 병원에 있을 필요는 없다. 치아교정과 양악수술은 별도로 다른 의사에 의해 이뤄지더라도 두 의사간 밀접한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 대부분 협진 병원이 있기 때문. 양악수술 병원을 고를 때 미용(심미적인 개선)과 치아 교합기능의 향상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구강악안면외과에 대해 알려달라?
악안면이란 턱을 포함한 안면을 뜻한다. 구강악안면외과는 치과의 한 분야로서 치아, 턱, 턱관절 및 주위 조직의 외과적 수술을 담당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사랑니 발치부터 턱의 골절, 구강암, 낭종, 턱의 염증, 구개구순열(언청이), 턱관절질환, 양악수술, 윤곽수술 등을 담당한다.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치과의 분야다. 양악수술(악교정수술)도 구강악안면외과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행하였으며, 현재 가장 많은 악교정수술을 하고 있는 치과의 한 분과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것이 약 15년 전이라 일반 환자분들께서는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최근 양악수술에 대한 수요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K-POP 등을 통해 한국 문화 뿐 아니라 의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의료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정 및 구강악안면외과 분야도 마찬가지다. 수술뿐 아니라 연구수준, 의료 제도도 최고임을 자부한다.
-지난 4월 대한양악수술학회 회장에 취임했는데, 포부는?
대한양악수술학회는 양악수술, 안면 윤곽수술을 다루는 교정과와 구강악안면외과의 전문의 400여명이회원인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다. 우리 학회가 13년 전 만들어진 뒤 두 과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많은 학문적 발전을 이뤘다. 임기 동안 양악수술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국민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