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관절염 치료, 로봇이 인공관절 수명 늘려"

입력 2021.05.18 10:04

무릎 아파하고 있는 여성
아이클릭아트

김영순(65)씨는 최근 몇 달간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극심한 무릎 통증이 계속돼 20여 년을 운영해오던 식당을 접었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인공관절도 수명이 있다는데 혹시나 나중에 재수술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무릎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지만 비만, 무릎에 안 좋은 자세, 외상 등 후천적인 요인으로 진행속도가 빨라지기도 하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하기도 한다. 몸무게가 1kg 증가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은 3~5배로 늘어나고, 쪼그려 앉거나 무릎 꿇는 자세 역시 무릎을 130도 이상 과하게 굴곡시켜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쪼그리고 앉아 그릇을 치우고, 바닥을 닦고, 음식을 나르는 등 김씨처럼 평소 무릎에 안 좋은 자세를 많이 취하게 되면 무릎관절염 발생 시기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최근 들어 스포츠 활동에 따른 부상으로 40~50대 젊은 관절염 환자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과격한 운동으로 인해 손상된 연골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조기에 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 접목, 인공관절 수명 연장 기대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이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이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고 있다./사진=인천힘찬종합병원 제공

말기 퇴행성관절염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인공관절수술 분야에서는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이 접목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공관절수술은 대퇴골두(허벅지뼈의 머리부분)에서 무릎과 발목의 중심까지 잇는 다리의 축이 일직선상에 놓이도록 하지의 정렬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로봇을 활용해 다리 축을 정확하게 맞춰주면 인공관절의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 다리의 축을 잘 맞추지 못해 하지의 정렬이 틀어지면 수술 후 원인 모를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체중의 부하가 한쪽으로만 집중돼 인공관절이 한쪽만 집중적으로 닳아 인공관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존 인공관절수술은 허벅지뼈의 골수강에 길게 구멍을 내고 여기에 절삭기구를 삽입해 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눈으로 보며 다리의 축을 맞추고 손상된 뼈를 절삭한다. 반면 로봇수술은 의사의 경험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정확하게 계산된 수치를 직접 모니터로 확인하면서 맞추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게다가 골수강에 구멍을 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가피한 출혈을 막을 수 있어 추가 수혈에 따른 부작용을 줄인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로봇, 인공관절 조기마모 줄여”

막대그래프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다리 교정 효과는 지난해 12월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각각 500명씩 총 1000명(평균 나이 70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수술 후 다리 관절의 평균 각도를 보면 로봇 수술이 1.9도, 일반 수술이 2.7도로 로봇시스템을 이용한 인공관절수술이 약 0.8도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후 교정각도를 비교한 결과, 로봇 수술은 수술 전 평균 9.3도에서 수술 후 평균 1.9도로 약 7.4도 교정됐고, 일반 수술은 수술 전 평균 9.1도에서 수술 후 평균 2.7도로 약 6.5도 교정돼 로봇 수술의 교정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인공관절수술 시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이 체중의 부하를 고르게 받기 때문에 인공관절로 가는 부담을 덜어줘 조기 마모를 방지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무릎의 운동범위도 커져 관절의 기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인공관절수술 후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인공관절을 더 오래 쓰기 위해서는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 좌식생활을 피하고, 매일 30분씩 평지 걷기 운동으로 허벅지 근력을 키워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중기 관절염인 경우에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관절염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