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기대 수명 늘면 인공관절 수명도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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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

최근 엑스레이 검사 결과, 무릎 연골이 거의 닳아 뼈끼리 닿아있는 퇴행성 무릎관절염 말기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받은 최모(70)씨는 걱정이 앞섰다. 60대 후반에 수술했던 친언니가 80대 고령에 재수술을 하면서 고생했기 때문이다. 백세시대라는데 후에 수술을 한 번 더해야 하는 건 아닌지, 극심한 통증을 계속 참으며 수술을 미뤄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의학 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평균 기대 수명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평균 기대 수명은 83.3세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0년 62.3세에서 50년 사이 21년이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무릎 관절염은 노년층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65세 이상 노인의 70~80%가 무릎관절염을 앓거나 발병 소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노년층에서는 흔한 퇴행성 질환이다. 말기에 이르면 극심한 통증과 거동불편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들어 만성질환 악화, 우울증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술을 무조건 미루는 것도 답이 아니다.

인공관절 수명, 수술의 정확도와 수술 후 관리에 달려
인공관절 수술은 말기 관절염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손상된 무릎 연골과 뼈를 제거한 후 인체친화적인 인공관절을 삽입하기 때문에 통증을 해결하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관절도 수명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결과나 수술 후 관리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과거에는 약 10년 정도였으나 인공관절의 재질, 수술도구, 수술기술 등의 발달로 현재는 약 15~20년에 이른다. 인공관절 수명을 감안해 주로 65세 이상 연령에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기대 수명이 계속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인공관절의 수명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신발이나 자동차 타이어가 쓸수록 닳는 것처럼 보통 15~20년 정도가 지나면 인공관절의 수명이 다 돼 일부 환자에서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재수술 환자는 대부분 80세 이상의 고령으로 다른 연령보다 체력이 약해 회복이 더디고,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위험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처음 수술할 때 최대한 정확도를 높이고, 철저한 수술 후 관리를 통해 인공관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사의 경험과 정확한 데이터 결합해 정확도 높인 ‘로봇수술’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마다 다른 관절 상태와 크기를 고려해 뼈를 손상된 부분만 정밀하게 깎고 다리의 축과 인대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수술 방법도 그동안 의료기술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환자 만족도가 높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시행되기 시작한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 수술에 로봇 기술을 접목해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 시에는 다리 축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리의 축은 뼈를 정확하게 깎아내고 균형을 잘 맞춰 다리의 각도를 바르게 교정하는 것으로, 고관절에서 무릎을 지나 발목에 이르는 축을 일직선으로 맞춰줌으로써 수술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최소화하고 무릎관절의 운동기능을 향상시켜준다.

기존에는 다리의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뼈에 길게 구멍을 내고 절삭 기구를 고정하여 집도의의 감으로 절삭을 하면서 맞추는 반면, 로봇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한 다리 축과 인대의 균형 등 환자의 관절 정보를 허벅지뼈와 정강이뼈에 고정된 센서를 통해 컴퓨터의 수신센서로 보내게 된다. 집도의는 모니터를 통해 계산된 수치를 보면서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에 오차를 더욱 줄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절삭범위 내에서만 최소한으로 정밀하게 뼈를 절삭하는 햅틱기능으로 정확도를 한층 더해준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자체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각각 500명씩 총 1000명(평균 나이 70세)의 수술 후 다리 축의 교정 각도를 비교해보니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다리가 일반 수술에 비해 1도 가까이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수술은 수술 전 9.3도에서 수술 후 1.9도로, 일반 수술은 수술 전 9.1도에서 수술 후 2.7도로 측정돼 각각 7.4도와 6.5도 교정됐다.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으로 가는 체중 부하를 분산해 주기 때문에 인공관절로 가는 부담을 덜어줘 조기 마모를 방지해 인공관절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수술 후 관리도 수명에 영향을 준다. 체중 관리에 신경 쓰고, 일상에서는 바닥에 쪼그려 앉는 좌식생활이나 무릎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며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 이 칼럼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