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 '시한폭탄' 막으려면? 혈압·콜레스테롤 동시에 관리하세요

입력 2021.05.10 09:18 | 수정 2021.05.10 09:18

고혈압 환자 68%, 이상지질혈증 앓아
혈관벽에 LDL 쌓일수록 혈압 높아져

'혈관 청소부' HDL이 플라크 없애줘
혈관 손상 막아 고혈압 발병률 감소

심뇌혈관질환 예방법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심뇌혈관질환이다.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바로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이다.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은 각각 한 가지만 존재해도 위험한데, 문제는 높은 콜레스테롤이 고혈압 발병률까지 높인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20대 이상 고혈압 환자 중 약 68%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 이상인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죽음의 이중주’라고도 불리는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콜레스테롤 쌓여 혈관 좁아지면, 혈압 높아져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상태를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는 성분으로, 혈관을 통해 이동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LDL과 HDL이 바로 콜레스테롤의 운반체 역할을 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실어 온몸의 조직과 세포에 콜레스테롤을 전달하는데, 혈중에 LDL이 많을수록 산화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산화된 LDL은 혈관의 틈으로 침투해 혈관 내막 안에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만든다. 콜레스테롤이 계속 쌓이면 단단한 플라크가 형성되면서 혈관은 점점 더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는 심장이 더욱 센 압력을 가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혈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이유다.

실제 일본의 한 의과대 연구팀은 정상 혈압을 갖고 있었던 중년 남성 1만4215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고혈압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을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누고 4년 동안 고혈압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222~369㎎/㎗)의 고혈압 발병률은 총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167㎎/㎗ 이하)보다 28%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138~301㎎/㎗)의 고혈압 발병률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27% 높았다.

논문의 저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상지질혈증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혈압이 점차 증가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 예방 위해 혈압·콜레스테롤 함께 관리해야

따라서 혈관 속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동시에 관리하면 심혈관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2만5000명의 심뇌혈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중앙값보다 낮은 군과 높은 군으로 나누고, 수축기 혈압도 중앙값보다 이하군과 초과군으로 나눠 이들이 평생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각각 약 39㎎/㎗, 10㎜Hg 동시에 낮추면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7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68% 줄어들었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아주 살짝만 떨어져도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DL 콜레스테롤과 수축기 혈압을 각각 약 14㎎/㎗, 5㎜Hg 동시에 낮췄을 경우에도 평생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률이 절반이나 낮아진 것이다. 연구 결과에 대해 책임 연구자인 페렌스 교수는 "비록 작은 수치일지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LDL 콜레스테롤과 수축기 혈압을 낮춘다면 심혈관질환 위험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방법, '혈관 청소부' 늘려라

한편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도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혈관 청소부'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HDL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이 혈관벽에 쌓이지 않도록 막아준다. 또한 혈관에 만들어진 플라크 크기를 줄여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해주며, 항산화 및 항염증 기능도 갖춰 혈관 손상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실제 정상 혈압 3988명을 10.7년 동안 추적 관찰해 HDL 콜레스테롤과 혈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은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약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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