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이란 '원죄'… 고혈압이 뇌에 치명적인 이유

입력 2021.03.02 16:18

'혈류 역학'과 '중력'으로 뇌출혈, 온몸 망가뜨려

뇌출혈 사진
고혈압이 있으면 뇌출혈 위험이 높아진다./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30%인 1200만 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고혈압을 앓다보니 ‘고혈압 쯤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고혈압은 꼭 관리해야 해야 한다. 왜? 의사들은 "뇌출혈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혈압 높으면 뇌에 치명적

‘고혈압성 뇌출혈’. 혈압이 높으면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발생이 급격히 늘어난다. 뇌출혈 환자의 십중팔구는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4~5배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하필 뇌일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최석근 총무이사(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사람이 직립보행을 하는 고등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로 혈류를 보내기 위해서 뇌혈관은 중력에 반해서 혈류를 위로 올리는 물리적인 구조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Y자형의 혈관 구조보다는 T자형 혈관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T자형 혈관 구조는 심장에서 혈류가 갈 때 혈류역학적으로 혈관에 스트레스가 많이 가해진다. 그래서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아래 그래픽> 이러한 이유로 고혈압을 방치하게 되면 가장 영향을 받는 혈관이 뇌혈관이다. 최석근 총무이사는 “고혈압 관리가 잘 안됐던 20여 년 전만 해도 신경외과 응급 당직의는 고혈압성 뇌출혈 환자들 때문에 밤을 새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신경외과 의사라면 가장 많이 보는 환자가 고혈압성 뇌출혈 환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뇌혈관은 다른 신체 부위 혈관과 달리 심장에서 뇌로 중력에 반해 혈류가 흘러야하므로 혈관 모양이 Y자가 아닌 T자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혈압에 의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대한뇌혈관외과학회 제공

◇다른 신체 부위에도 출혈 발생 하지만…

물론 혈관은 온몸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으면 다른 신체 부위에서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뇌에 특히 큰 피해를 입힌다. 뇌가 아닌 다른 신체 부위는 출혈 부위가 지혈이 되면 되지만, 뇌의 경우는 뇌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관장하는 신체 부위가 고장나기 때문이다. 최석근 총무이사는 "혈압이 높아서 코피가 난 경우 코에 상처가 회복이 되면 되지만, 뇌출혈의 경우 손상 당한 뇌조직이 신체의 어느 다른 부분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체 장해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 뇌건강을 위해선 혈압 관리를

고혈압은 유병률만 따지면 정말 ‘국민 질환’이다. 20세 이상 성인에서 1200만명이 앓고 있다. 유병률은 29%. 그러나 치료율은 63%, 혈압 조절률은 47%밖에 되지 않는다.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20~30대 고혈압 유병률은 10.4%로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그러나 치료율은 13.7%로 매우 떨어진다.(대한고혈압학회) 젊은 나이부터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 손상은 ‘누적’돼 뇌혈관에 미치는 위험은 더 커진다.

결국 혈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약물이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꼭 적정 혈압(120/80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첫째 자신의 혈압을 알아야 한다. 건강검진 때만 재는 혈압이 아니라,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자. 120/80mmHg이상 이라면 고혈압을 의심하고, 의사에게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둘째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약물 복용은 불가피하다. 셋째 생활습관은 고혈압 진단을 받았든 아니든 ‘누구나’ 실천해야 한다. 고혈압 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식사 가이드를 최근 내놨다. 식약처는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허리둘레(남자 35.4인치‧여자33.4인치 미만) 등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특히 싱겁게 먹는 것을 습관화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자‧비만자‧당뇨병 또는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저염식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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