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은 '건강 콤플렉스 몰'… 먹고 쉬고 즐기며 치료받는다"

입력 2021.05.06 09:12

황대용 병원장이 말하는 '건국대병원의 90년'

병원의 역할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90년 전 이미 이 문제에 현답을 제시한 이가 있다. 상허 유석창 박사(1900~1972년)다. 유석창 박사는 복지 문화 국가를 만들기 위해, 선도적인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판단, 영재를 모아 인간 교육에 치중해 성과 신과 덕성을 기르며, 진실하고 부지런하며 용기있는 개척자 정신을 가진 인격을 배양하는 동시에, 고도의 과학과 기술로 무장해 새로운 시대의 역사적 사명을 짊어지는 유능한 선도자를 배출하고자 건국대학교를 설립했다. '성·신·의'를 건학 정신으로 삼아 1931년 건국대병원의 모태인 '사회영 중앙실비진료원'을 열었다. 성·신·의는 성실히 진료하고(誠), 환자에게 믿음을 주고(信), 옳은 뜻으로 환자를 대하라(義)는 의미다.

올해로 개원 90주년을 맞는 건국대병원의 황대용〈사진〉 병원장은 성·신·의 정신을 근간으로 병원을 이끌고 있다. 그를 만나 '건국대병원의 90년'에 대해 얘기 나눠봤다.

―개원 90주년이다. 건국대병원은 어떤 병원으로 발전하고 있나?


우선, 중증질환에 강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중증질환이란 난이도 높은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는 질환이다. 수술이나 시술 등 고난도의 치료 기술이 필요하고, 치사율이 높으며,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크다. 중증질환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설·인력·장비 등의 여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등이 해당하는데, 우리 병원은 이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한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 의료진 라인업도 최고 수준이다〈표〉. 그래서 건국대병원의 중증질환자 비율은 50%가 넘는다. 이는 소위 말하는 '빅 5' 병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2014년엔 중증질환 관련 센터를 개설했다. 갑상선암, 대장암, 소화기병센터, 심장혈관센터, 암센터, 유방암센터, 위암센터, 여성·부인 종양센터, 정밀의학폐암센터 등이다. 4대 암(대장암·유방암·폐암·위암) 적정성 평가와 급성기뇌졸중적적성평가는 1등급을 받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희귀질환클리닉을 개설하기도 했다. 희귀질환, 극희귀질환 진단 및 치료 활성화를 위해 실력 있는 의사들이 모였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서울 시내 26개 병원 중 2등, 전국 125개 병원 중 6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중증상병 해당 환자의 재실 시간, 중증상병 해당 환자 분담률, 중증상병 해당 환자 구성비, 최종치료 제공률 평가 지표에서 전국 1등을 기록해 효율적인 응급실 운영과 최고의 진료를 제공하는 응급의료기관으로 인정 받았다.

건국대병원 황대용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한 곳에서 치료받고 놀고 먹고 쉴 수 있는 ‘건강 콤플렉스 몰’을 갖춘 곳”이라며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더 건강한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황대용 병원장 뒤 액자 속 인물이 설립자 상허 유석창 박사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프라도 훌륭하던데?

건국대병원은 건강 콤플렉스 몰을 갖춘 병원이다. 1990년대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던 시절, 故 정주영 회장이 생전 말하길 '건강 콤플렉스 몰'이 필요하다 하셨다. 병원뿐 아니라 쇼핑몰·스포츠센터 등 문화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아픈 사람은 건강하게, 건강한 사람은 더 건강하게 해주는 복합 단지가 필요하다는 거다. 우리 병원은 이런 개념의 건강 콤플렉스 인프라를 아주 잘 갖추고 있다. 백화점·마트·시장·영화관·호텔 등 엄청난 인프라가 주변에 이미 구축돼 있다. 놀고, 먹고, 쉬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이 공간을 거쳐 많은 이들이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같은 선상에서, 병원 내에는 건강증진센터를 증축할 계획이기도 하다.

―의료진 역량 강화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우리 의료진이 충분히 연구하고 지성을 갖추도록 돕고 있다. 환자 보는 것도 성실히 해야 하지만 의사는 연구나 공부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이를 위해 젊은 의료진을 서포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2010년부터 병원장 직속 임상의학연구소를 세우고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국책 과제를 수행한다. '씨드머니' 개념으로, 1년에 25건 이상의 연구비도 지원한다. 연구원이 없거나 연구를 처음하는 의료진이 원활히 연구하도록 돕고, 매년 연구 실적을 평가해 시상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우리 병원에서 나오는 SCIE급 논문 수가 2011년 대비 2019년에 약 37% 증가했다. 첨단재생의료 시설 기관으로도 지정받을 예정이다. 첨단재생의료란 인체 세포 등을 이용해 실시하는 세포 치료, 유전자 치료, 조직공학 치료 등을 말한다.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진단 키트나 줄기세포 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최첨단 진단 장비도 적극 도입하는 것 같다.

더 나은 의료 수준을 위해서다.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이계영 센터장이 개발한 신속 정확한 비침습적 EGFR 폐암 유전자 검사를 시작했다. 2017년엔 액상병리검사실을 국내 최초로 개소했고, 2018년엔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폐암 유전자 진단법 특허권을 획득한 바 있다. 2019년엔 유럽분자유전자질관리네트워크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액상 생검 국내 최초 인증을 받았으며, 2018년과 2019년 액상생검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첨단 장비도 적극 들여오려 한다. 2017년 11월 다빈치 Xi 도입, 로봇수술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0년 7월, 33개월 만에 로봇 수술 10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최신형 PET/CT, 전자동 검체 처리 장비와 연결된 생화학 검사 장비, 면역 검사 장비 등을 도입해 진료에 적극 활용한다.

―이런 노력이 환자 만족으로 이어지나?

매년 환자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엔 100점 만점에 83.5점을 받았다. 2019년 81.8점 대비 상승한 수치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검사나 처치 후 설명 부분에서 만족도가 향상됐다. 환자에게 쉽게 설명하고, 보호자에게 안내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노력 덕에 환자 불만 사항이 매년 10%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100주년 되기까지 남은 10년, 어떻게 채울 예정인가?

의료진이 자부심을 갖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탓에 전 세계적으로 많이 힘든 해였다. 올해는 재도약의 해로 삼을 것이다. 성·신· 의를 실천하는 건국대병원이 훌륭한 병원을 넘어, 위대한 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일 우리 병원 식구들이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의료진이 되도록 내가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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